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휠체어는 내 다리
프란츠 요제프 후아이니크 지음, 베레나 발하우스 그림, 김경연 옮김 / 주니어김영사 / 2021년 3월
평점 :
휠체어를 타는 마르기트는 난생처음으로 어머니의 심부름을 하러 혼자 길을 떠난다. 그 과정에서 다양한 사람들을 마주치는데, 친구 <지기> 이외에 모든 사람들은 마르기트를 가여워한다. 마켓에서 물건을 혼자 집을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점원은 마르기트를 위해 물건을 대신 집어준다. 또한, 공원에서 마르기트를 마주한 할머니와 할아버지는 마르기트를 불쌍히 여긴다.
그럴 때마다 마르기트는 당당하게 외친다.
"제가 왜 불쌍해요? 저도 다른 아이들이랑 똑같아요."
사람들의 낯선 시선과 도움은 마르기트에게 불편함일 뿐이었다. 하지만 새로운 친구 <지기>는 마르기트에게 말한다. "원하지 않는 도움은 거절해도 괜찮아. 그리고 다른 사람의 도움이 필요할 땐 당당하게 말해."
그 말을 들은 마르기트는 사람들의 도움이 필요할 땐 이야기를 해야겠다고 마음먹었고, 신호등 보도 모서리가 너무 높아 휠체어가 진입할 수 없게 되자, 경찰관에게 이야기한다.
"저기 신호등 보도 모서리가 높아요. 혼자서는 휠체어를 타고 올라설 수 없어요."
그 말을 들은 경찰관은 시청에 보고해야겠다며, 알려줘서 고맙다는 인사를 한다.
사람들에게 마음을 열고 도움이 필요할 때는 당당하게 요청하는 마르기트를 보고 친구 지기는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이 책은 끝이 난다.
이 책을 읽고 나 자신을 돌아본다. 나 역시도 휠체어를 탄 분들을 보고 가여운 마음이 먼저 들지는 않았는지. 그들도 나와 똑같은 사람일 뿐이다. 내가 살면서 혼자 살아갈 수 없고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하듯, 그들도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할 때가 있고 혼자서 해결 해 나아갈 수 있는 일들이 있는 것이다. 그래서 내가 해야 할 일은 그들이 나처럼 동등하게 살아갈 수 있게 해주는 것. 휠체어가 진입할 수 없는 길이 있다면 그 길을 터 주는 것. 진입장벽을 낮춰주는 것. 그것이 내가 해야 할 일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