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브리의 천재들 - 전 세계 1억 명의 마니아를 탄생시킨 스튜디오 지브리의 성공 비결
스즈키 도시오 지음, 이선희 옮김 / 포레스트북스 / 2021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스튜디오 지브리의 대표 이사 겸 프로듀서인 <스즈키 도시오>가 쓴 <지브리의 천재들>. 이 책을 반드시 읽어야겠다고 마음먹은 이유는 비단 스튜디오 지브리의 영화들이 나의 어린 시절을 함께해서만이 아니다. 한편도 아니고 여러 편의 명작을 만든 스튜디오라면 반드시 그들만이 가진 문화와 철학이 있을 거라 생각했다. 그리고 스튜디오 지브리 하면 빼놓을 수 없는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과 다카하타 이사오 감독에 대해서도 더 알고 싶었다. 그래서 이 책은 받자마자 그 자리에서 단숨에 읽고 무언가에 홀린 듯 리뷰를 쓰기 시작하게 된 책이다. 

 

이 책은 스튜디오 지브리의 시작부터 현재까지의 일대기를 다룬 책이다. 더더욱 흥미로운 것은 19편의 대표작에 얽힌 비하인드 스토리와 위대한 작품들이 세상에 나오기까지의 과정을 담았다. 오직 스즈키 도시오만이 쓸 수 있는 책이 아닐까 싶다. 


읽는 내내 내가 행복했던 이유는 내가 스튜디오 지브리 영화들을 대부분 다 봤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그중 내가 가장 좋아하는 캐릭터는 <원령공주>인데 그 영화에 관련된 비하인드를 읽고 있자니 감회가 새로웠다. 


-


스튜디오 지브리를 처음 보게 된 건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덕분이었다. 그때 당시에 <센과 치히로>는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고 미국에 살고 있었던 나에게는 <Spirited Away>라는 제목으로 더 친숙한 영화였다. 학교 친구들이 너나 나나 할 것 없이 바인더 (binder)에 센과 치히로에 나오는 캐릭터들 스티커를 붙이고 다니기 시작했고, 나도 그 유행에 자연스레 스며들게 되었다. 그러면서 <스튜디오 지브리>라는 하나의 브랜드를 알게 되었고 그들의 상상력, 기획력에 푹 빠져들게 되었다.


그러던 와중, <원령공주>라는 영화도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 영화를 보기 시작하였는데 시작부터 삐그덕 이였다. 이해하기가 너무 난해했고 어려웠기 때문이다. 그래서 처음으로 <스튜디오 지브리> 영화를 보다가 중간에 하차했던 기억이 난다. 


시간이 지나 <하울의 움직이는 성>이 나왔고 지브리와 또 한 번 사랑에 빠졌다. 그리고 자연스레 내가 아직 끝내지 못한 <원령공주>가 떠올랐다. <원령공주>를 보지 못했다는 사실이 뭔가 마음에 걸렸었기에 이때다 싶어 그 영화를 봤다. 그리고 <원령공주>는 나의 최애 지브리 영화가 되었다. 


책에서 <원령공주>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 <철학의 시대>라는 부분이 나온다. 그 부분을 읽으면서 <원령공주>가 나의 최애가 되는 건 어쩌면 운명이었구나 싶었다. 


-


"원령공주의 성공 비결은 무엇이었을까? 어쩌면 영화의 '미숙함'이 오히려 매력으로 이어진 게 아닐까? 세상에서는 '미야자키 애니메이션의 집대성'이라고 추켜세웠지만 내 생각은 조금 다르다. 미야자키 애니메이션의 집대성이라면 하늘을 나는 장면을 포함해 미야 감독의 주특기를 잔뜩 담았을 것이다. 그런데 그는 주특기를 전부 봉인한 채 지금까지 하지 않았던 표현에 도전했다. 따라서 완성도라는 면에서 볼 때는 아주 높다고 말하기 어렵다. 그 대신 원령공주 에는 신인감독의 작품에서나 볼 수 있는 난폭하기까지 한 싱싱함과 거친 기운이 담겨있다." P.174


-


내가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이 책의 하이라이트는 책의 마지막 부분에 짤막하게 나와있는 <지브리의 천재들이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나눈 대담> 부분이 아닐까 싶다. 그들의 대담 속 영감은 무궁무진하다. 어쩜 저런 말을 할 수 있나, 감탄에 감탄을 더하며 읽었다. 2022년,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신작, <그대들, 어떻게 살 것인가>가 너무나도 기대되는 밤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