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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안에 무슨 일이? - 2021 볼로냐 일러스트레이터 수상작 ㅣ 올리 그림책 1
카테리나 고렐리크 지음, 김여진 옮김 / 올리 / 2021년 3월
평점 :
2021 볼로냐 일러스트레이터 수상작인 <집 안에 무슨 일이?>는 나를 동심으로 데려다 주기에 충분했다. 그림책을 읽으면 나의 상상력이 마구 발휘되는 것 같아 마치 어린 시절로 돌아간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신기하게도, 동화책을 읽을 때마다, 어린 내가 동화책을 읽으며 나만의 상상 속 나래에서 헤엄을 치고 있는 모습이 저절로 그려진다. 그리고 그때의 상황까지 겹치면서 묘한 감정이 든다. 나의 상상 속 세상이 너무 아름다워서 붕 떠다니는 느낌이 들었던 것처럼, 어른이 된 지금도 이런 감정을 느낄 수 있다는 게 감사하다.
그래서일까, 책을 좋아한다는 핑계로 그림책도 놓지 못하는 것 같다. 그림책을 읽을 때마다 나의 어릴 적 세상으로 빨려 들어가는 느낌이라. 그때가 그리워지기도 하고 좋기도 하고 그래서.
<집 안에 무슨 일이?>는 책을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반전이 숨어있는 책이다. 첫 장엔 창문이 그려져 있고 그 창문을 통해 집 안에서 일어나는 일의 작은 장면만 엿볼 수 있다. 책장을 넘기기 전에, 집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을까? 하며 마음껏 상상해 본 다음, 책장을 넘기면 실제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볼 수 있다.
재밌게도, 집안에서 일어나는 일은 뻔한 일들이 아니다. 우리가 흔히 상상하는 일들이 일어나지 않고 반전에 반전을 거듭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그래서 책을 읽는 내내 나의 상상력을 펼치면서 나만의 스토리를 만들어 나가는 것도 큰 재미였다.
책을 덮은 후, <집 안에 무슨 일이?> 책이 가지고 있는 핵심 메시지, <보이는 모습이 전부는 아니야!>라는 메시지를 한동안 한참을 쳐다본다. 집의 밖에서 본 풍경과 안이 이렇게 다를 수 있다는 것. 나 역시 무언가를 볼 때 겉모습만 보고, 혹은 아주 작은 장면만 보고 전체적인 그림을 섣불리 그리려고 하지 않았는지, 판단하려고 하지는 않았는지 돌이켜본다.
동화책은 평소엔 무심코 지나칠 수도 있었던 메시지를 상기시켜주는 힘이 있다. 그래서 지금까지도 동화책을 놓지 못하는 것일 수도.
이 책은 <사유>하는 것을 좋아하는 분들께 추천드린다. 한 장 한 장이 에피소드 형식으로 되어있어서 읽는 내내 생각해볼 수 있는 아이디어를 마구 던져주기 때문이다. 아이들을 위한 동화이지만 어른이 된 지금, 내 삶에 대해 스스로 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얻는 건 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