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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방랑 요정 니콜
김영훈 / 북닻 / 2021년 3월
평점 :
살면서 내게 <걱정 인형>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을 한 적이 있다. 욕심을 좀 더 보태자면, 내가 갖고 있는 걱정을 모조리 털어놓으면, 그 인형이 마법을 부려 내가 가진 걱정거리들을 다 없애줄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도. 그리고 그 친구와 내가 밤을 새 가면서 나의 걱정과 미래에 대한 고민 등등을 나눌 수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까지. 욕심이 조금 과했나?
사람은 누구나 걱정을 안고 살아간다. 걱정을 한다는 것이 결과에 대한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거라는 것을 알면서도 걱정을 한다. 왜? 불안하니까. 내가 예상한 대로 일이 잘 풀리지 않을까 봐 불안한 거고.
그래서 어쩌면 많은 사람들이 나처럼 <걱정 인형> 한 명씩 껴안고 사는 것을 상상하고 있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여기, <방랑 요정 니콜>은 내가 생각한 <걱정 인형>의 이미지와 너무 비슷해서, 책을 읽는 내내 니콜이 반가웠다. 책을 읽을 때 비현실 적인 것은 잘 읽지 않는다. 그럴 시간에 계발서를 하나 더 읽고 영감을 받아 내 인생을 설계해 나아가자라는 주의라서.
하지만 <방랑 요정 니콜>을 읽는 내내 입가에 미소가 떠나질 않았다. 어두운 세상을 밝히고자 인간의 세상에 와 동물원에서 갖은 수모를 당하고도 많은 이들에게 희망의 아이콘으로써 기쁨과 사랑을 준 니콜을 보고도 어떻게 웃지 않을 수가 있겠는가. 그가 있어 푸른 꽃동산은 순수하고 깨끗하며 온전한 곳으로 기억될 것이고, 이나에겐 <걱정 인형> 대신 이 책이 나의 걱정 인형이 되어줄 것이다.
내가 가진 문제점들을 해결해 줄 수는 없겠지만, <니콜>이 나의 걱정에 귀 기울여줄 것이라는 것을 알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