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등을 넘어 공정으로 - 역사를 통해 배우는 성공한 국가의 조건 굿모닝 굿나잇 (Good morning Good night)
박지향 지음 / 김영사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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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한국에서 태어나 엘살바도르에서 2년, 미국에서 십여 년을 살고 현재는 한국에서 살고 있는 대한민국 국민이다. 어렸을 적부터 너무나도 다른 세 나라에서 자라오면서 다른 문화와 언어를 접할 수 있었고, 성공한 나라라고 해서 꼭 좋은 것만은 아님을 느꼈다. 

 

내가 2000년도에 엘살바도르에 갔을 때, 그곳은 60년대의 한국과 똑같았다. 개발이 아주 더딘 나라 중 하나였고, 정치적인 면에서나 삶의 질적인 면에서 모든 것이 뒤쳐졌다. <개발>이라는 면만 본다면 성공하기 위해서라면 갈길이 먼 나라였다. 하지만 국민이 행복한 나라임은 틀림없었다.  모든 면에서 느리고 부족한 면이 많았던 나라였지만 사람들은 행복해했다. 여유가 있었기 때문이다. 매주 금요일, 토요일 저녁엔 아파트 사람들끼리 모여 파티를 열었고, 그 파티를 통해서 행복한 사람들의 얼굴을 봤다. 그들이 기뻐하자 나 역시도 기뻤다. 한국에서의 삶에 비하면 불편한 것 투성이었지만, 그곳에 살았던 잠깐의 2년은 진정한 행복의 조건이 무엇인지 내게 알려주었다. 

 

이후, 미국에 갔을 때, 강대국의 힘을 봤다. 9/11 테러가 일어났고, 강대국을 건드렸을 때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두 눈으로 똑똑히 확인했다. 뭐든지 스케일이 어마어마했고, 한국과 엘살바도르에서 느끼지 못했던 웅장함을 느꼈다. 너무나도 다양한 인종의 사람들이 모여 살고 있었고, <다름>을 <다름>으로 인정해주는 사회였다. 지금은 인종차별로 말이 많은 나라지만, 적어도 내가 살던 LA는 워낙 diverse 해서 그런지 인종차별을 그렇게 많이 느끼지는 못했기 때문이리라. 훗날 미국에서 초, 중, 고, 대학교를 다 다니면서 강대국에서 교육을 받는다는 것이 내 인생에 있어서 얼마나 큰 축복이었는지 깨닫기도 했다. 반면에, 강대국이지만 부족한 것 역시 많았다. 의료보험이 터무니없이 비싸서 병원에 갈 때마다 엄청난 돈을 지불해야 했고, 총기 소지가 가능한 나라이기에 매사에 마음을 졸이며 살 수밖에 없었다. 


다시 한국에 돌아왔을 때, 내 나라에서 산다는 것이 얼마나 마음 편한 일인지 실감할 수 있었다. 한 나라의 국민이 된다는 것이 이렇게 좋은 거였나 싶었다. 


 

<평등을 넘어 공정으로>는 역사를 통해 배우는 성공한 국가의 조건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리고 결국 정치, 경제, 문화 측면에서 성공한 나라가 되기 위해서는 <자유롭고 공정한 나라>, <국민의 창의력과 근면과 노력을 이끌어 내는 나라>, <개인과 국가 사이 힘의 균형이 적절한 나라>, 그러면서도 <공정하고 따뜻한 나라>가 결국 성공한 나라라는 결론을 내린다. P.13


결론적으로 사람은 <내가 가지고 태어난 권리를 마음껏 누릴 수 있는 나라>에서 살 때의 소속감과 행복감을 토대로 살아간다. 내가 나라 덕에 엄청난 덕을 누리는 것 까지는 바라지도 않는다. 그저 공정하고 따뜻한 사회의 일원으로 살아가기를 바랄 뿐이다. 
 

이 책은 자유의 탄생부터 자유, 평등, 공정의 역사에 대해 잘 모르시는 분들께 추천드린다. 늘 말씀드리지만 김영사의 <굿모닝, 굿나이트> 시리즈는 아주 친절하게 기본부터 차근차근 설명해주기 때문이다. 읽다 보면 진정한 행복은 어디에서 오는지, 그리고 지금 현재 나의 삶의 행복지수는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행복의 근원을 찾고 싶다면, 자유의 근원을 찾고 싶다면 이 책을 가볍게 스타터로 시작해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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