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사랑한 고흐 - 고흐의 빛과 그림자를 찾아 떠나는 그림 여행
최상운 지음 / 샘터사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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뜬금없는 TMI지만, 나는 다이어리 꾸미는 걸 좋아한다. 특히 빈티지 다이어리 꾸미기를 좋아하는데, 그래서 유명한 화가나 명화가 그려져 있는 스티커나 책갈피를 모으는 취미가 있다. 이유는 없다. 그저 바라만 보고 있어도 힐링이 되는 느낌이고 그 그림 안에 숨겨진 이야기들을 하나하나 알아가는 재미가 있어서다. (글을 쓰고 보니 깨달았다. 빈티지를 좋아하는 건, 그 작품 속에 숨겨진 이야기들이 좋은 거다.)


그래서 샘터사의 물방울 서평단에서 <반 고흐>에 관련된 책을 읽게 되었다고 했을 때 정말 기뻤다. 반 고흐를 좋아하지만, 그에 대해서 잘은 알지 못했기 때문이다.  빈센트를 처음 만난 <Vincent and Theo> -- 빈센트 반 고흐와 그의 동생 테오 반 고흐가 주고받은 편지들을 엮어서 만든 책 -- 를 통해서 반 고흐 형제가 살아생전 우애가 얼마나 깊었는지, 또 그들의 삶이 후엔 얼마나 고달팠는지 알 수 있었다면, <우리가 사랑한 고흐>에서는 빈센트의 작품들과 작품 해설, 그리고 그가 살면서 머물렀던 도시들에 대해서도 알 수 있어서 마치 고흐와 함께 각 도시를 산책하며 그와 함께 수다를 떠는 느낌이 들었다.

  

이 책은 암스테르담에서 시작해서 오베르 쉬르 우아즈에서 막을 내린다. 


맞다. 마지막 도시에 반 고흐 형제가 나란히 잠들어있다. 책을 읽는 내내 내가 감명 깊었다고 생각했던 점은, 반 고흐의 작품과 그의 세계만 그린 것이 아니라, 그의 세계를 구축하는데 일조했던 작가들의 작품 역시 책에 실렸다는 점이다. 또한, 그 누구도 세상을 혼자 살아갈 수 없듯, 반 고흐에게도 자신의 곁에 있던 사람들이 있었는데, 그 사람들과 반 고흐가 함께 걸어갔던 발자취를 들여다볼 수 있어서 좋았다. 


비로소 반 고흐의 세계에 완벽하게는 아니라도, 완벽에 가깝게 다가가고 있는 느낌을 받았달까. 


또한, 코로나로 인해 여행을 못 가고 있는 내게 이 책은 세계 여행을 방구석에서 할 수 있는 기회를 주기도 했다. 반 고흐가 지냈던 도시의 유명한 카페, 미술관, 광장 등 고흐가 생전에 자주 갔던 곳들을 사진과 함께 설명해줘서 더더욱 이 책을 즐기면서 읽을 수 있었다. 


내가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책의 마지막 부분이다. 내가 책 리뷰를 쓸 때, 웬만해서는 책의 내용에 대해서는 직접적으로 언급을 하지 않는다. 자칫하면 스포가 될까 봐 조심스럽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책의 마지막 부분은 정말 꼭 읽어봤으면 좋겠다.


반 고흐 형제의 무덤 사진과 함께 쓰인 글은 정말 눈물 나도록 아름답기에. 반 고흐가 천재적인 화가로써 전 세계적으로 명성을 떨친 인물이지만, 그 이전에 그 역시 한 명의 외로운 사람이었음을 깨달을 수 있다. 


이 책을 읽고 버킷 리스트에 새로 넣고 싶은 것이 생겼다.

반 고흐 미술관에 가보고 싶다. 그리고 이 책에 나와 있는 작품들을 하나하나 음미하며 그가 살아생전 남긴 발자취들을 따라 천천히 걸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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