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우의 집 - 개정판
권여선 지음 / 자음과모음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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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 글에서도 여러 번 말해왔지만, 내가 가장 부끄럽게 생각하는 부분은 한국사를 잘 모른다는 것이다. 미국사나 세계사는 가르치는 사람인지라 역사라면 자신 있는데, 어디 가서 자랑스럽게 말하지 못한다. 나의 조국, 나의 뿌리, 나의 나라, 대한민국의 역사를 잘 모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조금이나마 공부를 해보고자 한국의 역사책과 현대사에 대해서 공부할 수 있는 책들을 많이 읽는데, 이번에 <토우의 집>과의 조우는 조금 특별하다. 


일단 이 책은 내가 직접 고른 책이 아니다. 우연의 일치인지는 몰라도, 우리나라에서 일어났던 끔찍한 사건을 모티브로 한 책이 <자모단 2기> 활동 3번째 책으로 내 품에 온 것이다. 




소설 <토우의 집>은  <삼벌레 고개>에 사는 <안 원>이라는 이름을 가진 소녀의 이야기이다. 이 소녀의 아버지가 실제 <인혁당 사건>으로 추정되는 일에 휘말리고, 가정이 순식간에 풍비박산이 난다. <인혁당 사건>을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8명의 무고한 시민이 정부의 음모로 인해 억울한 죽음을 맞는다. 무거울 수밖에 없는 이야기. 절대로 일어나서는 안됐을 이야기. 


책을 덮고 먹먹한 마음을 금치 못했다. 소설 속 이야기라고 해도 이렇게 마음이 무거울진대, 실제 있었던 일이라니. 책의 마지막 장, <작가의 말> 이 내 마음을 더욱 시리게 했다. 


나는 그들의 고통은 물론이고, 내 몸에서 나온 그 어린 고통조차 알아보지 못한다. 고통 앞에서 내 언어는 늘 실패하고 정지한다. 하지만 나는 알고 있다. 내 어린 고통이 세상의 커다란 고통의 품에 안기는 그 순간의 온기를 위해 이제껏 글을 써왔다는 걸. 그리하여 오늘도 미완의 다리 앞에서 직녀처럼 당신을 기다린다는 걸. 


작가의 말을 읽고 나도 이 고통을 조금이나마 헤아릴 수 있는 일에 동참하기로 했다. 그래서 유튜브, 네이버를 통해서 <인혁당 사건>에 대해 알아보기 시작했다. 그러던 도중, 책을 읽기 전에 봐도 좋고, 나처럼 책을 읽고 나서 봐도 좋을 영상을 찾았다. 


https://youtu.be/UseAL8cD1U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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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혁당 사건 재심 변호사> 김형태 변호사님의 말씀. 무고한 시민 8명을 <빨갱이>로 몰아 사형 판결이 채 24시간도 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사형을 집결한 최악의 사건. <사형 제도를 정권 유지에 사용했던 대표적인 사례, 세계적인 사례>라는 말 앞에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었다. 




사형 당일. 사형자들을 위해 기도를 해주신 목사님의 말씀. 몇십 년이 지난 지금도 그들의 표정이 잊히지가 않는다고 하셨다. 한 사형자가 죽기 전에 보고 싶다고 했던 아드님도 이 영상에 나온다. 


가슴이 미어진다. 어찌 이런 일이. 할 말이 없다.



<인혁당 사건>에 대한 책, <그해, 봄>을 쓰신 작가님의 말씀. 

작가님의 말씀을 듣고 나 역시도 <방관자> 아니었나, 하고 나 자신을 돌아본다. 



8명의 무고한 시민을 <빨갱이>로 몰아 사형 판결 24시간이 되기 전에 사형이 집행된 최악의 사건, <인혁당 사건>. 이 사건을 잊지 말아야 한다. 잊지 않기 위해 <토우의 집>을 읽고, 영상을 통해 배우고, 글을 쓴다. 



그것이 내가 할 일이고, 역사를 잊지 않는 사람이 가져야 할 자세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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