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프랑스는 시골에 있다 - 먹고 마시는 유럽 유랑기
문정훈 지음, 장준우 사진 / 상상출판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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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제일 가보고 싶은 나라 중 하나인 프랑스. 예술이 살아 숨 쉬는 곳. 


유럽 여행을 고려할 때마다 음식 때문에 고생할 거라는 주위 사람들 말 때문에 계속 미루고, 미뤄왔었다. 
그도 그럴 것이, 내 입맛은 too Korean 인지라, 양식만 먹는 여행은 너무 힘들 것 같다. 


하지만 <진짜 프랑스는 시골에 있다>를 읽고 프랑스 여행에 도전장을 내밀 수 있는 용기가 생겼다. 



이 책은 작가와 사진작가가 동행한 여행을 담은 책이다. 그래서인지 사진들이 하나같이 화보 같다. 글을 읽는 재미와 사진을 보는 재미가 만나서인지, 마치 내가 프랑스 시골 마을들을 여행하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책의 부제  <먹고 마시는 유럽 유랑기> 답게 식도락의 끝판왕을 만날 수 있는 책이므로 밤에 보는 것은 추천하지 않는다. 닭요리 부분을 읽을 때 치킨이 너무 먹고 싶어서 혼쭐이 났으니. 


책을 통해서 7개 빛깔의 프랑스를 여행했다. 그리고 각 지역의 특산물과 그에 어울리는 와인에 대한 작가의 코멘터리를 음미했다. 그중 내가 가장 가고 싶은 곳은 <브레스>와 <프로방스 알프스>이다. 


1. 브레스 

-브레스 닭이 어떻게 키워지는지를 읽고 나서 도미니크 아저씨네 농장에서 마주한 <닭 볏 볶음>. 난생처음 들어보는 이름에 나 역시도 순간 내 눈을 의심했다. 닭 볏을 버터와 소금에 볶아낸 요리라는데, 닭 볏도 먹냐고 물어보는 작가의 물음에 대한 도미니크 아저씨의 답변이 날 놀라게 했다. 


잊지 말라고. 우리는 닭을 기르는 사람이고, 모든 걸 아껴야 한다고 배웠어. 


육식을 하는 사람으로서 뭔가 생각할 화두를 던져주는 말이었다. 




닭 볏 볶음은 상상이 안 가지만, 겉은 바삭하면서 속은 촉촉한 겉바속촉 느낌의 술안주라고 한다. 나도 브레스에 여행 가면 꼭 닭 볏 볶음에 도전해봐야겠다. 


그다음 메인 요리로 토종닭 요리가 나왔는데, 사진을 보니 생김새는 안동찜닭과 굉장히 비슷하게 생겼다. 닭요리, 하면 닭다리를 먼저 뜯는 상상을 했으나, 닭기름에 빵을 찍어먹느라고 닭고기가 남았다고 한다. 스페인의 감바스처럼 기름이 맛있는 요리일까? 상상만으로 또 배가 고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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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프로방스 알프스 

-프로방스 하면 떠오르는 단어가 있다. <록씨땅>이다. 핸드로션을 자주 쓰는데, 거기에 Provence라고 크게 쓰여있어서 예전에 구글링 해본 기억이 난다. 설마 록시땅이 이곳 출신의 기업일까, 생각했는데 내 예상이 맞았다. 프로방스는 꽃과 허브의 천국. 그래서 록시땅, 르샤트라, 잔느 프로방스 등 세계적인 기업들이 프로방스에 뿌리를 두고 있다. 프랑스에 대해서 잘 모른다고 생각했었는데, 내가 아는 기업이 나와서인지 프랑스와 한 뼘 더 친해진 기분이 드는 건 기분 탓일 것이다.  


발랑솔 (Valensole) 마을을 소개하는 사진들을 볼 때 나도 모르게 눈을 감고 그곳을 상상하게 되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보라색이 만연한 곳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이 '보라색'을 카메라에 담으려 발랑솔을 찾는다고 한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보라색을 계속 볼 수 있다니, 그 자체로 힐링일 것만 같다. 

궁금해서 찾아본 Valensole Plateau 사진. 사진으로만 봐도 이렇게 예쁜 곳인데, 실제로 보면 어떨까. 


매년 7월 초에 시작되는 발랑솔의 라벤더 축제가 있다고 하는데, 정말 죽기 전에 가봐야 하는 곳 중 한 곳이 아닐까 싶다. 내가 좋아하는 보라색 꽃들이 많은 곳. 보라색으로 물든 곳. 보랏빛 세상. 상상만으로도 짜릿하다. 





코시국이 잠잠해질 때까지 아마 여행은 그림의 떡이겠지. 


하지만 이렇게 좋은 책과 함께라면 방구석에서 남부럽지 않게 세계여행을 할 수 있을 것 같아 
괜스레 설레는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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