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식 표준 영어, 퀸즈 잉글리시 - 바르고 정확한 여왕의 영어 사용법
베르나드 램 지음, 이유정 옮김 / 동글디자인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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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지칭하는 수식어는 많다 -- 해외/미국 대학 입시 컨설턴트, SAT 강사, 토플 강사, 유튜버 등 -- 하지만 그중 하나를 골라야 한다면 나는 영어 강사라고 말하고 싶다. 내가 가장 오래 해온 일이기도 하고, 아이들을 가르치고 결과를 낼 때 가장 짜릿하기 때문이다. 


언어 공부는 끝이 없기 때문에 20년 이상을 영어를 모국어인 한국어보다 더 많이 써왔지만, 아직도 영어는 내게 어렵다. 따라서, 영어를 더 잘하고자 끊임없이 노력한다. 브런치에 내가 영어 공부를 하는 방법들을 여러 번 올렸듯이, 나는 내 영어 실력을 꾸준하게 올리기 위해 말하기, 듣기, 읽기, 쓰기 등 계속해서 연습을 한다. 그 와중에 "동글 디자인" 서평단이 되어 "영국식 표준 영어, 퀸즈 잉글리시"라는 책을 제공받아 읽기 시작했다. 



사실 내가 서평단 도전을 굉장히 자주 하는 편이고, 좋은 책들을 제공받아 여러 글을 썼고, 지금도 쓰고 있지만, 다른 책들에 비해 "영어" 관련된 책들은 서평단을 신청하는 것도, 서평을 부탁받는 것도, 부담되는 건 사실이다. 내가 영어를 가르치고 있기 때문에, 과대광고(?)를 했다가는 내 커리어에도 치명적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처음에 서평단을 직접 신청하는 것이 살짝 망설여졌지만, 미국 영어만 배웠고 써왔던 내가 "영국 영어"라는 미지의 세계를 조금이라도 들여다볼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용기를 내어 신청을 했고, 운이 좋게도 뽑혔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책은 책 앞에도 쓰여있듯,
정말 "바르고 정확한" 영어를 하고 싶은 분들께 강력 추천드린다. 



나는 초, 중, 고등, 대학교육을 영어로 받았기 때문에 사실 한글로 영어를 배우는 책들은 많이 읽지 않는다. 하지만 성인 회화 수업을 할 때는 내가 한국식 "영어 공부"도 알아야 할 것 같아서 몇 년 전부터 관심을 갖고 여러 책을 사서 읽어봤는데, 내가 개인적으로 생각할 때 이 책이 가장 "영어식 영어" (어감이 좀 이상하다ㅋㅋㅋ)를 표현하는 데에 있어 적합하다고 생각한다. 이유는 세 가지로 (늘 그렇듯) 간추려 봤다. 




1) 확실한 타겟층 

이 책의 레벨은 고급이다. 영어를 어느 정도 할 줄 알고, 영어의 체계를 이해하는 분들이 읽으셔야 도움이 될 책이다. 이 책의 목차를 들여다보면 영어의 많은 부분들에 대해 이야기해준다. 8 품사부터 클리셰와 유명한 표현, 철자, 헷갈리는 단어, 비즈니스 글쓰기, 연설 등 심지어 단어 어원까지 이야기해주고 있는 책이다. 영어로 예시들이 많고, 예시들이 한글로 번역이 되어있어서 영어 공부할 때 정말 도움이 많이 될 듯하다. 


내가 가르치고 있는 다양한 학생들 - 토플반부터 SAT, AP까지 -- 중 추천해주고 싶은 학생들은 한국에서 영어교육을 받았지만 SAT (미국 수능)를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추천해주고 싶다. 미국 수능 섹션 중에 Writing이 있는데 그 부분은 탄탄한 문법과 단어 실력이 겸비되어야 고득점을 받을 수 있다. 내가 문법을 가르칠 때 가장 먼저 "8 품사"를 가르치면서 시작을 하는데, 이 책이 8 품사로 먼저 시작을 해서 시작부터 너무 마음에 들었다. 


한국에서 영어 교육을 받은 학생들 중 SAT를 준비하는 학생들이 영어는 잘해도, "8 품사"라는 개념 자체를 아예 모르고 들어올 때가 있기에, 그런 학생들에게 이 책을 준다면 기초적인 베이스는 잡고 SAT 수업에 임할 수 있을 거라 장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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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구두점 소개 (punctuation)

영어에서 구두점은 굉장히 중요하다. 콤마 하나에 문장 뜻이 바뀌고, 콤마 여부에 따라 문법이 맞고 틀릴 수 있기 때문에 구두점이 정말 한없이 쓸모없어 보이지만 "제일" 중요한 것 중에 하나인데, 한국어에는 없는 것들이 영어에서는 사용이 되기 때문에, SAT를 준비하면서 학생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것 중에 하나가 바로 구두점이다. 


구두점은 사실 미국 현지에서도 영어를 학습한 학생들이 많이 틀린다. 영어 선생님들도 귀찮아서 잘 고쳐주지 않는 것이 구두점이기도 하다. 하지만 너무너무 중요하기 때문에 그냥 넘어가서는 안되고, SAT Writing에서도 구두점 관련된 문제들이 꽤 나오기 때문에 꼭! 짚고 넘어가야 한다. 


"구두점"하니 생각나는 일화가 있다. 

처음 한국에 와서 티칭을 시작했을 때, Punctuation이라는 단어가 한국어로 뭘까, 한 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정말 그랬다. 한국어로 뭐라고 하는 줄도 몰랐다. 그래서 사전을 찾아봤더니 "구두점"이라고 해서 수업시간에 아이들에게 "구두점 써야지"라고 했는데, 아이들이 "구두점"이라는 단어도 몰랐다. 실제로 "구두점"이라는 단어를 알고 있는 아이들은 많지 않다. 그만큼 영어 공부를 할 때 등한시되는 것이 바로 구두점인 것이다. 이 글을 읽으셨다면 늦지 않았으니 지금부터라도 구두점에 대해서 천천히 공부하시는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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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친절한 문법 설명 

나는 한국식으로 영어 문법 설명하는 것을 잘 못한다. 내가 영어를 한국어로 배운 게 아니라 영어로 배웠기 때문에 "중속 절" "부정대명사" 이런 단어들을 들으면 잘 모른다. 하지만 성인 영어회화를 가르치다 보면 한국에서 영어 문법을 배우신 분들이 많아서 내게 질문을 할 때 어려운 한국식 영어 문법 단어들을 쓰신다. 그럴 때 내가 꼭 말씀드리는 것이 있다. 


영어 문법이니 영어로 배워보면 어떨까요? 


내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영어 문법"은 "영어" 이기 때문에 "영어로" 배우는 것이 가장 깔끔하다. 그것을 다른 언어로 바꿔서 그 언어로 생각하려고 하면 머리가 아파질 수 있다. 왜냐면 언어라는 것이 다 비슷하지 않기 때문에, 영어에 있는 개념이 한국어에는 없을 수 있기 때문이다 and vice versa. 따라서, 어떤 언어를 배울 때는 "그 언어가 가지고 있는 고유의 것을 통해" 배우는 게 가장 좋다고 생각한다. 


영어 문법을 공부할 때, 한국어로 공부하는 대신, 영어로 term들을 공부하다 보면 외우기도 더 쉬워진다. 

예를 들면 '부정대명사'는 영어로 'indefinite pronoun'이라고 하는데, indefinite는 "불명확한"이라는 뜻이다. 그래서 정확하게 누군지 모르는 상태의 단어를 일컫는데, each, any, some, several 같은 단어들이 바로 indefinite pronouns이다. 이 친구들을 "부정대명사"로 외우는 대신, 처음부터 "indefinite pronoun"이라고 입력을 시켜놓으면 자연스레 "indefinite"라는 단어도 입력되면서 예시들도 같이 외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 책으로 공부를 하면 영어로 영문법을 공부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물론 한국어로 설명이 되어있고, 괄호 안에 영어로 뭐라고 하는지 까지 친절하게 설명해주기 때문이다. 이 책의 순기능은 당연히 영어를 한국어로 쉽게 설명해놓은 것이겠지만, 나는 그 반대로, 한국어로 뭐라고 하는지 (의문대명사, 지시대명사 등) 제대로 배울 수 있어서 좋았다. 




이 책은 회화보다는 아카데믹 잉글리시를 더 깊게 파보고 싶은 분들에게 정말 적극, 강력으로 추천드리고 싶다.


심지어 AP Literature에 나오는 figurative language -- simile, metaphor 등 -- 에 대해서도 설명해주고 있기 때문에, 특히 페이퍼 쓰셔야 하는 분!  Grammarly에 의지 하시지 마시고, 이 책을 통해서 공부하시면 참 좋을 것 같다. 


늘 숙제처럼 느껴지는 영어공부, 이번 기회에 "영국식 표준 영어, 퀸즈 잉글리시"의 친절한 가이드와 함께 꼭 도전해보시길 바란다.




P.S. 좋은 책 감사합니다, 동글 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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