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잔에서 우연히 만난 하령의 전 태자 아륜과 사신의 일행으로하령에 온 비진의 문관 원자서. 둘은 첫눈에 사랑에 빠졌지만 그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고 투닥투닥 하면서 여정을 함께 한다. 그리고 점점 서로에게 빠져든다. 스스로 황제의 자리를 버렸지만 자신의 존재 자체가 현 황제의 위협이 되기 때문에 선뜻 손을 내밀 수 없는 아륜. 그를 사랑하지만 관료로서 제 나라를 발전시키고 싶은 욕망을 쉬이 버릴 수 없는 원자서. 결국 두 사람에게 위협의 손길은 뻗어 오고 사랑하는 이를 지키기 위해 모종의 일을 꾸미는 아륜. 그 어떤 것보다 가장 소중한 것을 위해 모든 것을 버린 이는 그럼으로써 가장 소중한 것을 가지게 된다. 처음 본 남자를 꼬시는 데 거리킴이 없는 원자서나, 을을 자처하지만 그럼에도 숨길 수 없는 지배자로서의 거침없는 면모를 보이는 아륜이나 매력적인 인물이 많이 등장한다.
반쪽짜리 푸른 장미 나단과 푸른 장미에게서 후계를 봐야만 가주가 될 수 있는 레이븐이 온갖 역경을 딛고 맺어지는 이야기. 사실 초반의 레이븐은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도 다른 사람들처럼 나단을 도구로만 생각했으니까. 그래서 어느새 그가 나단에게 소유욕을 드러내는 것이 확 와닿지는 않았다. 알파는 오메가를 경멸하고 무시하는데 어느 순간 소유욕을 드러내며 애정을 보이는 것은 알오물에 흔한 구성이라. 익숙한 것은 익숙한 데로 재미가 있으니까. 마냥 달달하기만 한 게 아니라 피폐함도 어느 정도 있어 좀더 긴장감 있게 읽었다.(너무 피폐한 것은 취향이 아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