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한국인은 수십년에 걸친 고난의 투쟁을 치루고 제도의 민주화를 이룩했지만, 아직도 차별과 억압이 강하게 남아있는 문화 속에서 살아간다. 한국인은 어딜가나 나이, 선후, 학번, 직위, 성별, 빈부, 학벌, 지역 등을 따져서 차별과 억압의 자료로 삼는다. 그러니 한국인의 삶 속에는 나이, 성별, 직위, 빈부, 학벌, 지역 등에 따른 차별과 억압이 일상화되어 있다. 한국인은 차별과 억압의 일상화를 매우 잘못된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지만, 실제 생활은 전혀 그렇지 못하다. 차별과 억압이 일상으로 되어 있어 그것을 의식하는 일조차 쉽지 않은 마당에, 그것을 문제로 자각하고 풀어가는 일은 기대조차 하기 어렵다. 왜냐하면 이미 습관으로 굳어진 일상을 자각하고 변화시키는 것처럼 어려운 일이 없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