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때 부터 가장 좋아했던 소설...빨강머리앤이었다.

빨간 머리 앤
루시 M. 몽고메리 지음, 클레어 지퍼트.조디 리 그림, 김경미 옮김 / 시공주니어 / 2002년 2월

앤을 샀을때 난 앞부분에 이런 글을 썼었다. 나는 다이아나와 길버트를 원한다. 그랬다. 난 다이아나와 같은 친구와 길버트와 같은 배우자가 좋았다. 지금도 난 길버트가 이상형이라고 말한다. 어린시절 우리집에는 큰어머니가 주신 세계소년소녀문학전집이라는 전집이 있었다. 그책들은 종이질이 좋지 않아 잘 찢어지고 누런데다가 그림도 한권에 10페이지도 되지 않았을 것이다. 그림도 흑백이라 눈여겨 보지도 않았다. 그러나 나는 그책들을 읽었다. 한번읽고 지나치는 대부분의 책들과 다르게 앤은 읽고 또 읽었다. 어린시절에도 세네번은 읽었던것 같지만 시공주니어에서 나온 이책은 적어도 다섯번은 읽은것 같다. 과연 마릴라의 말마따나 앤은 지루하지 않은 소녀였다. 보면 볼수록 앤은 매력덩어리고 재미있었다. 너무나 솔직한 표현도 하지만 그 풍부한 상상력으로 똑똑 떨어지는 말을 할 때마다 이런애가 곁에 있으면 정말 심심할 일은 없을것 같았다. 앤이 있다면 TV가 필요없을지도 모르겠다고 과장할 수도 있다.^^;

솔직히 난 정말 앤이 좋아서 앤이 좋았다. 소설가가 꿈이었던 초등학교 2학년때 내가 쓴 나의 첫번째 소설은 거의 빨강머리앤의 해적판이었다.ㅡㅡ;(이름도 그렇다.초록머리 루비였지, 아마?) 중학교때 내가 가진 필명은 까만머리 앤이었다. 빨강머리도 좋아해서 빨간색으로 염색을 하고 싶어할 정도 였다. (그것은 앤외의 영향도 있었지만...) 다이아나라는 필명을 가진 친구를 갖고 싶어 펜팔하는 친구에게 억지로 다이아나라는 이름을 붙이기도 했었다. 그러나 아쉽게도 길버트라고 불릴만한 사람은 아직 만나지 못한듯하다.^^;

앤이 가진 매력은 그런 것이다. 공유하게 한다고 할까...전염시킨다고 할까...앤은 내게 상상하는 즐거움을 선물해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