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가의 독서법 - 분열과 고립의 시대의 책읽기
미치코 가쿠타니 지음, 김영선 옮김 / 돌베개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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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소위 말하는 독서광이나 책벌레가 아니기 때문에 "책을 왜 읽나요?" 라는 말에 자동반사적인 대답이 나오지 않는다. 단지 표현하자면, "집에서도 다른 세상과 삶을 경험할 수 있으니까요," "전에 생각해보지 못했던 어떠한 생각의 문을 열 수 있는 열쇠와 같으니까요." 와 같은 판에 박힌 말을 내뱉을 뿐. 그래서 이 책을 읽었다. 사실 책 추천을 위한 책은 사보지 않는 편인데, '퓰리처상을 수상한 《 뉴욕타임스 》 서평가' 의 서재, 그의 생각의 지도는 어떻게 구성되어 있을까라는 단순한 호기심에서 비롯된 선택이었다. (여담인데, 최근 들어 누군가의 SNS 나 유튜브 피드를 보면 그 사람의 무의식적 기호를 알 수 있지 않나라는 의심이 드는 참이다)

 

이민자의 자녀로서 어릴 때부터 독서를 사랑했던 저자는 비평가가 아닌 한 명의 독자로서 아흔아홉 권의 책을 골라 소개했다고 한다. 전자책으로 읽었는데도 불구하고 각 챕터가 단숨에 끝날만큼 호흡이 짧고 빠르게 읽힌다. 번역본을 읽었기 때문에 번역한 분의 한국어 능력인 것도 있겠지만, 짧은 문장들인데도 읽기 좋은 호흡으로 문장이 간결하게 쓰인 게 참 부러웠다. 그러나 짧다고 해서 깊이가 없는 건 아니다. 저자가 꾹꾹 눌러쓴 단어 하나하나에는 그가 살아오면서 읽어온 동서고금의 무한한 레퍼런스들이 현실정치와 판타지를 막론하고 종과 횡을 가로지르며 얽혀 있다.

 

발췌

 

[...] 문학은 “자기 두개골 속에 고립된” 독자가 상상으로 “다른 자아에 접근”하게 해 준다. 정치와 사회의 분열로 쪼개진 세계에서, 문학은 시간과 장소를 가로질러, 문화와 종교 그리고 국경과 역사 시대를 가로질러 사람들을 연결할 수 있다. 우리의 것과 아주 다른 삶에 대한 이해, 그리고 인간 경험이 주는 기쁨과 상실감을 함께 나눠 갖는 느낌을 가져다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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