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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 로저스의 어드벤처 캐피털리스트
짐 로저스 지음, 박정태 옮김 / 굿모닝북스 / 2004년 11월
평점 :
특이한 제목과 특이한 저자의 경력이 자연스럽게 책에 손을 가게한다.
내가 짐로저스에게 공통점으로 느낀 부분은 비슷한 직업을 가졌다는 것과 자유를 갖고 싶다는 것, 이 정도인 것 같다. 아쉽게도 나는 아직 짐로저스가 퀀텀펀드를 그만둘때의 부를 축적하지 못했으며, 아마 그 나이가 되어도 그렇게 될 것 같지는 않다. 따라서 짐로저스처럼 개조한 메르세데스 벤츠를 가지고 전세계를 여행하며 홈페이지를 만들고 그 경험을 다른이들과 나누는 것은 어렵지 않을까. 그래서 자신의 독특한 경험과 세상을 보는 관점을 공유할 수 있도록 해준 저자에게 진심으로 감사하게 생각한다.
어렸을 때 ‘80일간의 세계일주’라는 책을 보면서 갖가지 상상을 하던 시절이 있었는데, 그런 꿈 같은 일들을 실제로 행한(물론 3년간의 긴여정이지만) 저자의 경험담에 푹 빠지면서 짧은시간이나마 행복했었다..
만약 그의 나이에 대한 정보가 없는 상태에서 책을 읽는다면, 아마도 사람들은 그가 30대 후반에서 40대 중반정도의 잘 교육받고 자유주의적이며 나름의 톨레랑스정신이 풍부한 사람일것이라고 판단하지 않을까 싶다. 그는 42년생이고 99년에 여행을 새신부와 함께 시작했으니까 실제 나이보다 약 20년 정도 젊게 보여지는 것 같다. 육체의 나이는 60이지만 정신적인 나이는 40대라고나 할까. (그가 세계여행전에 마라톤 풀코스를 몇차례 완주했다거나, 10년전에는 오토바이로 세계일주를 했다는 사실을 보면 육체의 나이도 훨씬 젊은 것 같기는하다…)
짐로저스는 세계를 보는 자신의 관점이 분명하다. 그의 여정을 따라가면서 아일랜드의 활기, 소위 BRICs국가들 중 중국과 러시아, 인도에 대한 상반된 평가들을 보면 그의 세계를 보는 관점이 상당히 유효하며, 기꺼이 그의 tool을 차용해도 되겠다 싶을 정도이다. 문제는 아시아의 몇 몇 나라들과 유럽정도를 제외하면, 그가 여행한 수많은 나라들에 대한 (나를 포함한) 독자들의 사전정보 부족이 사고의 폭을 제한한다고나 할까.
일례로 아프리카의 각국에 대한 정보라고 해야 ‘르완다난민’이라는 단어에 대해서 겨우 인지하고 있는 나에게, 앙골라 내전의 결과 르완다가 피폐해졌으며, 소위 선진국의 무상원조 및 NGO들의 활동이 어떻게 아프리카인들을 망치고 있는지 등등에 대한, 저자의 서술은 따라가기가 버겁다. 저자 나름대로 제시한 아프리카 경제의 해법 또한 현실의 세계에서 얼마나 실용적인 것인지 판단이 안되고. 이런 한계들이 있을 수밖에 없다.
저자는 한국에 굉장히 짧은 기간 동안 있었는데, 인구통계학적인 분석이 나름대로 돋보인다. 나도 경제학을 전공하긴 했는데, 좀더 거시적인 분석을 할때는 실용적으로 굉장히 좋은 툴일수 있겠다는 생각이 절실히 든다. 저자의 이런 분석 방법은 책의 곳곳에서 나온다. 미국과 유럽 이외의 이머징마켓에 접근할때 미국의 펀드매니저들이 어떤 관점을 가지고 있는지 유추해 볼 수 있는 내용들이 책의 곳곳에 스며들어 있다. 그가 초기투자금 3천불을 찾으러 페루까지 찾아가는 부분을 읽어보면, 그의 투자원칙뿐 아니라 이머징 마켓에 접근하는 방법을 볼 수 있다.
글이 너무 길어진다. 어쨌거나 이 책의 미덕은 ‘재미’에 있다. 책을 잡고 놓지를 못했으니까. 책에서 우리가 발견할 수 있는 가장 큰 부분이 ‘자유로운 공기’였으면 좋겠다.
Ps. 책의 번역상태는 상당히 양호하다. 마치 우리 글로 쓴 것처럼 술술 읽히니까. 책을 보면 저자의 기록을 거의 실시간으로 담아놓은 홈페이지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 이런 정보들이 번역서에 담겨 있다면 더 좋을 뻔했다.
저자의 홈페이지( http://www.jimrogers.com/) 에 가면 좀 더 생동감을 느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