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큰 사랑은 사라지지 않아요 상상도서관 (다림)
모니 닐손 지음, 요안나 헬그렌 그림, 신견식 옮김 / 다림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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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커다란 슬픔과 사랑이 공존하는 이야기



[그렇게 큰 사랑은 사라지지 않아요]

글 모니 닐손 / 그림 요안나 헬그렌

다림





요즘 세계적으로 퍼지고 있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나 뿐만 아니라 가족들, 그리고 친구들처럼 함께 하는 이들의 건강한 하루를 기도하게 되는데요.

뉴스에서 듣게 되는 죽음에 대한 이야기콩군에게는 너무나 큰 무서움과 두려움으로 자리 잡고 있어요.

매일 우리 가족이 언제나 건강하게 오래도록 함께 살았으면 좋겠다고 이야기 하거든요.


이런 때에 콩군과 이 책을 함께 읽게 되었네요.

콩군책의 표지 이야기들을 마주하더니 너무 슬퍼서 읽어보기 두렵다고 했지만요.

그래도 누구나 마주할 수 있는 슬픔들이기에 한 번 용기내어 읽어 보더군요.





 


[그렇게 큰 사랑은 사라지지 않아요]


이 책은 암에 걸려 힘들어 하던 엄마의 죽음을 마주해야 했던 열세 살의 주인공인 '레아'의 이야기랍니다.

아직은 엄마에게 투정도 부리고, 해맑게 웃고 떠들고, 아이들과 다툰 일들을 엄마에게 재잘거리며 이야기하길 좋아하는 때에 레아는 엄마의 죽음이 다가옴을 온 몸으로 느껴야만 했죠.





 


엄마의 암 투병을 곁에서 지켜 보면서도 다시금 건강해져서 오래도록 함께 살 수 있으리라는 희망을 버리지 않았던 레아에게,

어느 날 단짝이었던 노아(사실은 '노라'이지만)에게서 '너희 엄마가 죽으니, 참 안됐어'라는 말을 듣게 되네요.

레아가 안쓰럽게 느껴져 그렇게 이야기한 노아이지만,

레아는 괜시리 노아에게 화풀이를 하며 그 순간부터 노아를 미워하기로 해요.

마치 노아를 미워하기만 하면 엄마는 죽지 않을 것 같았거든요.





 


그렇게 노아를 미워하기로 하지만 그것조차 마음대로 되지 않는 레아에요.

엄마의 죽음이 다가온다는 생각에 자신의 마음도 부여잡기 힘들었고, 버텨내기 버거웠고, 그런 마음을 함께 나누며 이야기하고 울어버리다 위로하며 웃음 지어 주기도 해줄 친구가 그저 그리웠던 레아는 자신의 마음을 오롯하게 표현하는 방법에 서툴렀던거죠.





 


엄마만이 채워줄 수 있는 빈 자리를 느껴야 한다는 자체가 두려운 일이겠지만, 엄마와 헤어질 시간은 속절없이 다가오네요.

엄마의 죽음을 겪어야 하는 가족들에도 남겨질 슬픔이 힘든 일이겠지만, 사랑하는 이를 두고 떠나갈 엄마의 마음도 오롯하게는 아니더라도 헤아려져요.


그렇게 레아의 엄마도 본인의 부재를 채워 줄 것들을 남기기 위해 힘겹게 노력하는 모습도 보여요.


그 중, 제 마음속에 가장 오랜 여운으로 남는 장면.


 

엄마가 어릴 때 자신을 불행으로부터 구해줬던 청소년 로맨스 소설을 읽는 것을 핸드폰에 녹음하고 있던 장면이에요.

레아가 그 책을 읽을 나이에 자신이 함께 해주지 못할 거라는 걸 아는 엄마의 선물이자 곁에 있어주지 못할 미안함이 녹아든 엄마의 포옹이 되어주길 바라는 마음이 담긴거겠죠.

이 장면이 어찌나 울컥하게 하던지, 저도 이렇게 현재를 기억하고 미래를 함께 동행해줄 무언가를 해봐야겠다고 다짐하게 되었어요.


콩군도 이 장면이 마음에 깊이 박혔나 봅니다.

"엄마, 우리 같이 동화책 읽는 거 녹음해볼까?"라고 이야기 하는데 눈물이 왈칵! 쏟아질 뻔 했네요.

콩군이 어떤 생각으로 이렇게 이야기하는지 그 마음을 느끼게 되니 더욱 말이죠.






 


'태어남에 순서는 있어도 이 세상을 떠날 때의 순서가 없다'는 말을 어릴 적 스쳐지나 듯 들었는데도 아직 귓가에 이 말을 들었을 때의 느낌은 생생해요.

누군가에게 한 대 얻어 맞은 듯 한 느낌으로 눈물이 왈칵! 쏟아졌던 그 때부터였나 봅니다.

막연히 죽음에 대한 준비는 늘 가지고 있어야 할 것 같은 생각을 떨쳐낼 수가 없었거든요.


언제나 내 곁에 있어줄 것 같은 가족과 친구들, 언제나 내가 그들 곁에 있어줄 것이란 생각에 금이 가기 시작하니 하루 하루 매 순간이 소중해지더군요.

그 때부터 지금 지나면 다시는 돌이킬 수 없는 시간의 소중함도 매 번 느끼고 반성하게 되기도 했구요.



[그렇게 큰 사랑은 사라지지 않아요]를 읽으면서 콩군과 똑같이 느꼈던 점은, 죽음에 대해 준비할 시간이 있어 그래도 다행이다~였어요.

죽음이 언제쯤일지 알게 되는 건 불행한 일일지도 모르지만, 그만큼 서로를 보듬어주며 마음을 전할 시간은 벌 수 있잖아요.

어느 날 갑자기 사랑하는 이가 내 곁에서 사라져버린다면 후회로 가득할 시간들이 너무나 길어질지 모르니까요.


엄마의 부재를 받아들이기 힘들었을 레아.

그 버거운 마음을 토해내는 방법이 사춘기 소녀의 서툰 그 마음인 듯 느껴져 안쓰러워 눈물 지었지만, 스스로를 다독이며 성장해낸 레아를 통해 삶의 한 부분을 경험토록 해 준 [그렇게 큰 사랑은 사라지지 않아요]가 오래도록 남을 것 같아요.


"엄마는 아프면 안돼~ 우리랑 오래도록 함께 있어야해~"라며

눈물지으며 안아주던 콩군의 말과 함께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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