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꿈은 날아 차 - 작심삼일 다이어터에서 중년의 핵주먹으로! 20년 차 심리학자의 태권도 수련기
고선규 지음 / 한겨레출판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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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만에 재미있게 읽은 에세이다. 에세이는 어쩔 수 없이 타인의 삶을 들여다보는 일인데, 그렇기 때문에 에세이를 읽다 보면 타인의 삶과 나의 삶을 자연스레 비교하게 된다. 어떠한 관점의 비교든 그러한 경험은 딱히 내게 유쾌한 일이 아니어서, 정말 즐거운 마음으로 에세이를 읽은 게 언제인지는 가늠조차 되지 않는다. 하지만 이 에세이는 재미있었다. 무엇보다 최근 운동을 시작한 내가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들이 많아서다.

이 책은 자살사별자를 가장 많이 만나는 임상심리학자인 저자가 태권도를 통해 스스로의 몸과 마음을 단련해 가는 이야기를 솔직하게 담았다. 실제로 작가가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태권도라는 토픽에 집중해 과하게 자신을 드러내지 않음으로서 오히려 쉽게 공감하고 이입할 수 있게 하는 책이었다.

중년이 되어서 태권도라는 새로운 운동에 도전하게 된 저자가 존경스럽다. 나도 우리 엄마에게 같이 수영하자고 조르고 있는데...... 언제쯤 같이 물에 풍덩 빠져 줄 지 모를 일이다. 그만큼 나이가 들어서 해 보지 않은 일에 도전하는 게 어렵다는 뜻이겠지. 20대인 지금도 도전은 언제나 어려운 일이니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이제는 앞뒤 안 가리고 욕구대로 뛰어들기에는 체력과 지력이 점점 쇠퇴하는 나이라는 걸 처절하게 깨달을 때 종종 울적하다. (......) 여전히 알고 싶고, 하고 싶은 것이 많다.인생 이모작이 아니라 할 수만 있다면 삼모작, 사모작을 지어 보고 싶은 내 마음은 영심이 같은 청춘이다.

읽으며 엄마 생각이 참 많이 났다. 엄마와 비슷한 나이의 중년 여성의 도전은 항상 응원하게 된다. 체력과 지력이 점점 쇠퇴하는 나이의 엄마와 함께 수영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바라며 즐거운 마음으로 책을 덮었다.

...... 책을 읽고 태권도가 아니라 수영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도 되는 걸까? 하지만 다 몰라도 힘 하나는 좋았던 작가와 달리 나는 산만한 덩치로 음료수 뚜껑도 제대로 못 따는 몸이다. 자신에게 맞는 운동이면 된 게 아닐까. (하지만 태권도도 언젠가 하고 싶기는 하다. 이 책을 읽고 내가 사는 지역의 성인 태권도장을 검색해 보기도 했으니까. 하지만 일단 평영까지는 마치는 게 좋겠다. 파이팅!)

보고 싶고 듣고 싶어

다니고 싶고 만나고 싶어

알고 싶은 것도 갖고 싶은 것도

많은 아이 영심이 영심이

해 봐 해 봐 실수해도 좋아

너는 아직 어른이 아니니까

해 봐 해 봐 어서 해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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