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꽃 소년 - 내 어린 날의 이야기
박노해 지음 / 느린걸음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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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학교 시절에 대한
추억이 담긴 수필 추천
남도의 작은 마을에서 '펑이'라고 불리던 박노해 시인.
그 시절의 산, 들, 바다 위에서의 이야기들을 엿볼 수 있는 책입니다​.


가족에 대한 추억이 깃들다
아버지와 처음 타본 기차, 그리고 가족 간의 식사.
그게 마지막이 될지는 아무도 몰랐겠지만...
그렇게 갑작스럽게 사라진 아버지의 공백을 어머니는 어떻게 챙기셨을지...
그 시절에 5남매를 키운 어머니에 대한 소년의 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천천히 가야 볼 수 있는 인생의 길과 지혜
사투리에 억양도 있고 구수함도 섞여있는데 과연 알아들을 수 있을까?
라는 걱정은 왜 하는 걸까요?
자연 속에서 삶을 배우는 지혜도 키우게 됩니다.​
평아, 오늘 애썼는데 서운했냐아. 근디 말이다...
열심히 지나치면 욕심이 되지야. 새들도 묵어야 사니께 곡식은 좀 남겨두는 거란다.
갯벌에 꼬막도 저수지에 새뱅이도 씨 마를까 남겨두는 거제이.
머루도 개암도 산짐승을 먹게 남겨두는 거고. 동네잔치 음식도 길손들 먹고 동냥치도 먹게 남겨두는 것이제.
아깝고 좋은 것일수록 남겨두어야 하는 것이 아니냐.​​



소년 시를 만나다
누나도 형도 어머니도 학교 그리고 바쁨에 혼자 남아있는 시간을 책에 쏟아부은 소년.
그 옆을 묵묵히 지켜주신 선생님.
그리고 알게 된 시.
그림 속의 '나의 시공책'.
시인이 될 줄 아셨던 걸까요?
내 인생에 가장 많은 책을 읽은 때는 열한 살, 그 봄이었다.
누나는 광주로 형은 서울로 진학을 하고,
엄니는 우리 학비를 벌러 멀리 타지로 떠나고,
나는 학교가 끝나도 텅 빈 집으로 가기가 싫었다.
갯벌 바람은 아직 시리기만 하고 산에 핀 첫 진달래는 왜 그리 붉고 섧든지.
내 발길은 학교의 작은 도서실로 향했다.​
상처 난 아이의 허기의 독서에, 작은 석상 같은 부동의 독서에, 가만가만 등불을 놓아두고 말없이 기다려준 선생님.​

⠀​

첫사랑 그리고 꿈


난 평이 니가 시를 쓰고 읽어줄 때가 너무 좋아. 그럴 때면 너한테서 막 빛이 난다.
반딧불 천 마리가 모인 것처럼. 네 시를 읽으면서 눈물이 나고 마음이 맑아지고 힘이 나.

난 알아. 넌 ... 강한 아이야. 평아, 넌 꼬옥 훌륭한 시인이 될 거야.

남 보고 사는 건 끝없는 모자람이제. 그것이 만병의 원인 아니겄냐.
그니까 요런 꿈을 가져야겠다고 너무 재촉하지 말그라. 사람은 말이다, 뜻이 먼저다.
꿈을 딱 정해놓으믄 뜻이 작아져 분다. 큰 뜻을 먼저 세워야제. 그리고 성실하고 꾸준하면 되는 거제.

시방 평이는 잘 자라는 중인께.....​​



아직 피지 않은 모든 것을 이미 품고 있던 그날, 우리의 소년소녀 시절 이야기 33편과 그림이 함께 하는 책!!


그림과 글귀가 이렇게 어울릴 수 있다는 점에 책을 한 번 더 읽게 됩니다.
국민학교라고 말하면 알아주는 사람이 지금은 얼마나 될지 모르지만,
그래도 그 단어를 아는 사람들에게는 또 다른 추억을 불러올 듯합니다.
자연과 어우러져서 놀았던 적이 있던 저이기에 이 책 속에서 그 시절의 소녀인 나는 어땠을까?
떠올려봅니다.
사투리를 알아들을 수 있을까 라는 걱정도 있었지만, 저에게는 왜 이렇게 익숙한 단어일지.
읽다가 큭큭 웃어던 부분도 있었다고 솔직하게 말해봅니다.
따뜻한 꽃향기가 나는 차와 어울릴법한 책.
다가오는 봄에 읽어보시는 건 어떨까? 생각해 봅니다.​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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