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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숍 스토리 - 취향의 시대, 당신이 찾는 마법 같은 공간에 관한 이야기
젠 캠벨 지음, 조동섭 옮김 / 아날로그(글담) / 2017년 9월
평점 :
절판
이 책에는 '종이책'을 정말 사랑하는 사람들의 진실한 고백들이 가득 담겨있습니다.
나는 아직 많이 부족하구나, 애정의 농도에 괜히 부끄러워지기도 했다가
와 나랑 비슷하네 하면서 동질감도 느꼈다가, 애정은 저울에 잴 수 있는 게 아니니까
다들 좋아한다는 마음만으로 충분한 것 같다는 생각을 갖기도 했습니다.
책은 과연 어떤 존재일까요?... 책이 담고 있는 무궁무진한 세계만큼
책이란 무엇인지에 대한 답변도 한두가지로 정의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그렇지만 이 책을 읽으며 인상적이었던 구절이 있어 그 부분으로 가능하다면
답변을 대체해보고 싶습니다.
경이롭지 않은 책은 없습니다. 비슷한 책이라도 똑같은 건 없습니다 (캐나다 몽키스 포 서점)
인생은 짧고 책에서 발견할 것은 많습니다. 책은 맛있고 배부르고 달콤하고 진귀합니다 (몽골 리브레리 파피용 서점)
특히 이 책에서는 책을 정말 좋아하는 사람들의 '책 추천'이 있어서 좋았습니다.
토베 얀손 - 여름책
마리 바시키르체프 - 마리 바시키르체프의 일기
알렉산드르 솔제니친 - 수용소 군도
뮤리엘 스파크 - 진 브로디 양의 전성기
율리우스 카이사르 - 갈리아 전기
등등...
또한 책이 매력적인 이유, 책을 사랑할 수 밖에 없는 이유들이 꽉 차 있습니다.
'발견하게 될 것이 무엇인지는 알 수 없지만, 발견의 가능성이 무한하다는 사실은 알 수 있죠'
이 말처럼 책은 그 자체로 반전 드라마이고, 럭키박스이며, 꽝이 없는 복권입니다.
엠마 도노휴가 말한 것처럼 책은 우리와 함께 살아가는 삶의 일부가 됩니다.
책을 빼놓고서는 우리의 삶을 말하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책을 통해 우리는 스스로를 이해하고, 타인을 이해하게 됩니다. 공감을 배우고
새로운 세계를 배웁니다.
케리 클레어는 때문에 책을 산다는 것을 '우주를 손에 넣는 희열'이라고 표현합니다.
이처럼 책이라는 우주를 만나는 공간, '서점'에 대한 애정 또한 곳곳에서 드러납니다.
책과 서점은 불가분의 관계입니다. 요즈음 인터넷 서점이 활성화된 데다
대형 프랜차이즈 서점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긴 했지만,
그래도 여전히 책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동네의 서점은 아주 특별한 공간입니다.
리딩래시스 북숍 앤 카페에서는 결혼식이 세 번이나 이뤄졌다고 합니다.
책의 저자 젠 캠벨의 표현대로 전에는 왜 미처 그런 생각을 못했나 싶을 정도로,
서점에서의 결혼식은 낭만적이고 아름다운 아이디어라고 느껴졌습니다.
서점은 개인의 세계를 내보이는 일입니다. 상징적으로나마 모두가 각자의 서점을 갖는다면
좀 더 예술적이고 인간미가 더한 세상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올드피어북숍의 주인 토니는 서점을 운영하는 일에 대해
'자기 자신을 위한 삶을 사는 방식으로 이보다 더 좋은 건 없을 거에요'라고 말합니다.
서점의 존재 의의에 대한 가장 명확하고도 가장 아름다운 대답일 것 같습니다.
남아프리카 북 부티크의 주인 케리 리스넬은 '서점에 들어오는 데는 성별이나 나이에
제약이 없어요. 오직 영혼만이 필요할 뿐'이라고 합니다.
우리가 서점을 사랑하는 크고 작은 모든 이유를 다 지우고
본질 하나만을 남겨둔다면, 아마 이것 아닐까요. 우리의 영혼이 '프리패스권'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