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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의 풍경 - 저널리스트가 쓴 문화예술론
손수호 지음 / 열화당 / 2010년 1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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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의 풍경 (손수호/열화당)"에는 '저널리스트가 쓴 문화예술론' 이라는 부제가 붙어있다.  

저널리즘과 아카데미즘의 결합을 추구하는 보고서 라고 저자는 서문에 썼다.
문화라는 게 모호한 개념이지만 문화의 너른 풍경風景에 작지만 울림있는 풍경風磬소리를 전하고 싶다는. 


우리문화의 전반, 보존과 가치에 대해서 우리가 가져야 할 안목과 감상을 성찰하는 시선이 담긴 책이다. 그러나, 따분하거나 지적만 가득한 비평의 글들이 아니다. 
애정 어린 시선으로부터 출발한 글들이고, 자료 조사와 수집 또한 아주 많이 들어갔다.
우리 문화의 가치를 높이며 가치를 더 키우고자 하는 바램이 그대로 책에 정성껏 담겨져있는, 참 성의있게 쓴 책, 문화 전반에 관한 감상의 안목을 제시하는 교양서 라는 생각이 든다.


평소에 내가 관심을 두는 분야인데도 이 책을 읽으면서 새롭게 알게 된 내용도 꽤 많다.
'카피레프트' 라는 용어와 내용은 나는 이 책에서 처음 알았다. 저작권의 수명을 계산하는 방법이 있다는 것도.
파주 출판단지가 조성되기 까지 출판인과 건축가들의 '문화적인 노력'이 얼마나 많이 있었던지도. 헤이리와 파주, 가보고 싶은 마음은 있지만 거리가 멀어서 아직 가보지 못 한 곳. '출판과 건축이 만나 작은 도시를 세우고 책의 가치를 공유한다는, 샛강과 노을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책마을을 키우고 가꾼다' 는 글을 보니, 파주에 가 볼 바램이 더 커져온다.


안중근 의사에 관한 글이 감명깊었다. 

순국 전날까지 붓글씨를 썼고, 사상이 담긴 원고도 남겨져있다고 한다.
위대한 긴 여정으로 도착한 하얼빈에서 한국 독립운동사상 가장 빛나는 봉우리를 세운 분이고.
그러나 안중근 의사를 기리는데 있어서 우리는 문화적으로 겉돌고 문학적으로도 창조되지 못했다고, "칼의 노래" 못지 않은 '총의 노래'가 없다고 지적한다. 아, 그렇구나. 나 역시, 약지 손가락으로 혈서 쓴 손바닥 도장만으로 안중근 의사를 연상해왔으니.
사진으로 실린 안중근 의사의 글씨를 오래 바라봤다. 우국의 정신을 읽어볼까 하는 마음으로 새삼, 한 자 한 자 한 획 한 획...뒤늦은 추모 함께, 이제야.



옛 숭례문의 풍경 사진 하나도 참 인상적이었다.  

도성의 안팍을 구획하는, 남대문의 성곽이 있는 사진.
왜, 남대문에 원래 성곽이 있었다는 생각을, 나는 하질 못햇을까. 기와지붕의 남대문 건축물 하나만이 전부인 걸로만 알고 있었으니. 이 무지함이란.  

개발시기에 대규모보수공사를 하면서 국보 1호의 모습만을 갖추느라고 성곽을 포기했다는 설명이 나온다.
첨부된 사진을 보니 하나 하나 차곡차곡 돌로 쌓아올린 남대문의 기다란 성곽이 보인다.
성곽의 그 돌들은 다 어디로 갔나...역사가 쌓인 돌들...
내 물건 잃어버린 것을 이제야 깨닫고 속상해하며 아쉬워 하는 듯한 그런 심정으로, 잠시 그렇게 옛 숭례문 풍경 사진을 보았다.
책에서 보는, 사진으로 느끼는 우리의 역사.


경주 불국사의 사진은 놀라움과 약간의 충격이었다. 1914년 폐허로 방치된 불국사의 사진.  

돌계단도 기둥도 다 무너지고 흙더미와 뒤섞여 있는 상태인.
문화재는, 얼마나 잘 보존하면서 가치를 부여하기 나름인지를 일깨워준다. 사진은 아니지만 반구대 암각화 이야기도 그렇다.
지난 봄에 내가 박물관대학의 답사팀에 끼어서 경주국립박물관에 갔을 때에 제일 인상적으로 본 게 암각화 (모형으로 뜬)였는데...
커다란 바위에 새겨진 선사시대의 미술유적. 원형이 침수되고 훼손되어간다는 설명은 그때 들었지만 당연히 잘 보존될 거라는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이 책에서 보니 그렇지도 않은 듯 해서 또 놀랐다. 탁본을 뜨고 연구하는 작업과정에서 훼손이 되는 수난도 겪고,
도시의 유지와 발전상의 문제에서 문화재관리와 우선순위에서 어긋나기도 하고 그런다니...
역사와 문화가 없는 도시는 영혼 없는 사람과도 같은 것, 유형의 문화에서 무형의 정신적인 가치도 나오는 것이라면 문화재관리의 해답이 나올 텐데...


미술관과 화단의 이야기는 재미있게 읽었다.
뉴욕에 가 보게 된다면 모마 미술관에는 꼭 들러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고.
바램을 키우며 문화의 풍경을 바라본다.

오랜 만에 읽은 인문교양서...시청각 자료와 함께 재미있는 특강수업을 받고 자리에서 일어나는 기분이다. 알찬 강의 잘 듣고 공부 잘 했다는 뿌듯함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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