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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F. 스콧 피츠제럴드 지음, 김선형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는 제목을 쳐 보니, 참 많은 출판사에서 번역된 책들이 나온다. 영화에 대한 관심이 원작 소설로까지 이어져 고공행진을 하고 있나 보다.
나도 텔레비전에서 이 책의 이름을 접했고, 영상엔 익숙한 얼굴이 나왔다. 브래드 피트가 주인공이라는 것이다. 아는 사람도 영화가 보고 싶다고 말했고, 내용까지 빠삭하게 알고 있었다. 그 무렵 읽고 있던 <뉴문>과는 달리, 남 주인공의 시간이 거꾸로, 즉 세월이 흐를수록 젊어지기에 사랑이 접점이 한 순간 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에 비해서 <뉴문>은 항상 17살인 에드워드에 반해, 18살 생일을 맞는 벨라의 침울한 모습이 그려졌다. 그러나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와 같은 경우, 그 보다 비극성은 더 진했다.
<뉴문>의 벨라는 나이가 점점 먹는다고 해도, 그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그녀를 비롯한 모든 이들이 늙고, 변해간다. 에드워드의 나이가 멈추어 있다는 것에 슬픔은 있어도 벨라도 언제 나이가 멈추어 질지는 모를 일이다. 그녀도 뱀파이어가 될 활률이 없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의 벤자민은 노인의 모습으로 태어나 점점 어려져, 결국 아이가 되는데 반해, 그가 사랑하는 여인은 보통 사람과 같이 나이를 먹는다. 여인이 성숙해질수록 벤자민은 젊어지고, 여인이 노인이 되었을 때는 그는 노인을 이해할 수 없는 어린아이가 되는 것이다.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의 책에 당첨되었을 때, 그리고 도착했을 때, 둥둥 뜨는 마음을 가라앉힐 수 없었다. <위대한 개츠비>로 잘 알려져 있는 스콧 피츠제럴드의 원작이라는 사실도 놀라웠고, 영화보다는 책을 먼저 읽어야 집중을 잘 할 수 있기에 꼭 먼저 읽어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결국 단편인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를 금방 읽고 나서 영화도 조금씩 보게 되었는데, 사실 아리송하다. 책과 영화의 주요 내용과 인물들이 몹시 다르다는 점에 있어서다. 책을 읽고 나면, 어떻게 이 짧고 주요사건이 확실치 않은 이야기를 영화로 만들었을까 하는 궁금증이 든다. 서둘러 영화를 본 것도 그 탓이다. 영화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의 예고편에선 그 이야기가 이루어질 수 있는 사랑으로 그려진 반면, (그러나 영화를 보는 요즘도 그 점에 있어선 잘 모르겠다) 책에서는 태어나서부터의 이야기가 그냥 주욱 써내려가 있기 때문이다.
이 책과 영화에 대한 짤막한 이야기를 듣고 단편적인 지식만을 가지고 있을 때의 우리가 한 상상이 더욱 독특하다. 그것은 뻔할지 몰라도, 벤자민의 아련한 사랑에 대해서 그리고 젊어지는 것이 불안함으로 다가오는 그에 대한 연민이 충분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책에서 벤자민은 쉽게 사랑을 놓치고, 설사 그것이 나이가 젊어지는 이유때문일지 몰라도 텁텁하게 느껴짐은 어쩔 수 없었다.
영화에서는 많은 부분들이 추가되었고 때론 덜어졌다. <트와일라잇>에서는 뭐니뭐니해도 책이 최고다 싶은 나였지만, 전체적인 내용은 영화에서 더욱 간절한 듯하다. 하지만 담담히 그의 일생을 그린 원작도 영화와 비교하지 않는다면 나쁘지 않은 정도이다. 그러나 이 두 작품은 원작소설과 바탕 영화라는 관계를 떠나서, 다르게 보고 느껴야 할 부문인 것 같다.
2009.3.2 야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