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담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9
밀란 쿤데라 지음, 방미경 옮김 / 민음사 / 199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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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우리동네희한한헌책방의 주인장입니다.

블로그로 우선 하고 다른 곳에 포워딩 합니다.


어제 아몬드에 대해 리뷰 아닌 리뷰를 올리면서 같이 언급한 책을 소개해 봅니다.

체코 출신의 밀란쿤데라 작가가 집필한 문제의 데뷔작 농담이라는 책입니다.


20세기 최고의 작가라 웃음과 망각의 책,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은 읽다 포기한 기억도 납니다.

자기와 결이 잘 안맞으면 포기해도 된다 생각하고 더 주저리는 생략하고 바로 들어가 봅니다. 


여러분은 어느 상황에서 농담을 던지십니까?


처음 보는 사람들과 어색할 때, 

차가운 상황에 농담 한 스푼을 섞어 아이스 브레이킹을 할 때도 농담은 유용하게 사용됩니다. 


툭 던진 장난스러운 한 마디는 우리의 분위기를 부드럽게 풀어줄 수도 있지만, 

간혹 시류를 읽지 못하고 툭 던져진 농담은 분위기를 냉담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때와 장소, 그리고 적절한 시기가 있는 법이지요.

그러나 주인공 루드빅은 그 시대를 잘못 타고 농담을 던진 것 같습니다.


책 속의 시대는 1948년, 체코에서는 한창 쿠데타가 일어나던 시기입니다. 

(공산당의 쿠데타로 인해 민주주의 체제가 전복되고 공산주의 정권이 수립된 사건)



이 시대엔 루드빅 얀이라는 사회주의자 청년이 살았습니다.

마음에 품고 있던 여인과 방학 기간을 틈타 연애를 시작해 보려고 했으나,

당 교육 연수에 참여해 연애도 제대로 하지 못하게 되었지요. 


이때 짝사랑하던 여인에게 보낸 편지에 한 줄의 농담이 들어갑니다.

(그 농담은 그녀의 융통성이 없는 즉, 경직성을 비꼬기 위한 농담이었습니다.)


그 한 줄의 농담이 그의 인생 중 무려 15년이라는 시간을 송두리째 앗아가는 큰 사건이 되고 맙니다.


처음엔 단순 좋아하는 사람과 시간을 보내지 못하는 것에 대한 안타까움, 짜증 섞인 농담이었겠으

나 시간이 지나 이 농담 한마디가 친구도, 가족도..그리고 지인도 모두 잃게 만들어버리게 된 것입니다. 


가지고 있지 않던 불순한 의도가 겹겹이 쌓여 인생을 나락까지 보내버리는 과정이 담겨있습니다.


한 사람의 인생이 집단의 의지와 편협한 시각에 갇혀 이리저리 좌우되고 평가받게 되면서 그로인해 망가지는 모습도 고스란히 살펴볼 수 있습니다. 


조금 더 줄거리를 보태봅니다.


유배지에서 정말 순수한 여자를 만나는데, 그녀는 루드빅을 사랑하지만 몸은 허락하지 않죠.  

그는 좌절하고 그녀를 떠나 버립니다. 

사실 이도 오랜 후에 그녀는 끔찍한 성폭행의 경험으로 그를 받아들이지 못했단 사실을 알게 되죠.

(그는 단지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다고만 생각하고 좌절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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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유배지에선 자신을 유배지로 보낸 장본이라 할 수 있는 동창에게 당연히 복수하리라 결심하죠.

유배지에서 풀려난 후 우연히 동창의 아내를 만나고, 

그 여자에게 접근 그녀와 불륜을 저질러 (동창)에게 마음의 상처를 주려 작정하죠. 

하지만 그녀는 루도빅을 진심으로 사랑하게 됩니다. 

(더 이상 줄거리는 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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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드빅은 끝끝내 이 복수가 의미가 없다는 것임을 깨닫게 되는데..그 이유와~ 루드빅의 인생에 남은 것은 무엇인지 그 이야기는 책을 통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이 책은 앞서 말했듯이 청년의 사회주의적 비판(비록 그것이 농담일지라도 사실로 받아들여진)이 

집단에서 소외로 이어져, 그의 인생을 고독하고 외롭게 만들어버린 것입니다.


개인이 가진 신념과 그 말속의 진실이 무엇이든 그들은 상관이 없었죠. 

집단이 가진 사상과 다르면 완전히 배척하고 버려지는 것들이었습니다. 

그의 무죄와 결백은 끝끝내 집단에게선 밝혀진 바 없지만, 책을 읽는 우리만큼은 잘 알고 있겠지요.


우리는 늘 순간순간 진지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그 진지함이 과연 진지했을까요?

영웅심리나 광대가 되고픈 열망 때문은 아니였을까? 또한 우리를 힘들게 하는 수많은 오해들..

온갖 오해와 무지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더라도 단지 그 진지함에 얽매일 필요는 없다봅니다.


밀란 쿤데라는 휴머니즘의 기치 아래 생성된 하나의 이데올로기가 얼마나 모순적으로 사람들을 

기만하는지 사람들이 어떻게 본연의 자신의 모습을 찾아가는지를 말합니다.

우리는 농담을 어디까지 받아들여야 할까요?


밀란 쿤데라가 제시하는 질문에 어떻게 대답할지 생각하면서 이 책을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그것이 작가가 의도한 것일테고 독자기준에선 더더욱 재밌으리라 생각합니다. 


이 책은 온라인으로 등록은 하지 않고 매장 헌책방주인장 도서리뷰 코너에 놔둡니다.

이상, 헌책방주인장의 오늘의 도서리뷰를 마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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