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얼마나 많은 작가들의 문체를 닮고 싶어 했는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개성을 훔치고 싶어 했는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안목을 가지고 싶어 했는지. 내가 가질 수 없는 수많은 것들이 얼마나 내 마음에 꼭 들었는지. 수많은 실패 끝에, 나는 오늘도 나밖에 되지 못했다. 어쩌면 당연하게도, 어쩌면 다행스럽게도.
이 취향은 얼마나 오래 나에게 머물게 될까? 하루하루의 취향이 모여 결국 나는 어떤 색깔의 사람이 되는 걸까? 그 고민 속에 만져진 수많은 마음의 결에 ‘하루의 취향‘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내일 내 마음은 또 어떤 방향으로 흐를지 모르겠지만, 오늘 하루는 이 취향 덕분에 나다울 수 있었으니까. 근사하지 않아도, 우아하지 않아도, 대단하지 않아도, 완벽하지 않아도 바로 그 취향이 오늘, 가장 나다운 하루를 살게 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