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에 관하여
율라 비스 지음, 김명남 옮김 / 열린책들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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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의 책으로 꼽고 싶다. 의사인 아버지와 시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그 자신 아들을 키우고 있는 어머니이자 작가인 율라 비스는 문학으로도 과학으로도 훌륭한 글을 써냈다. 인종이나 젠더 문제에 있어서 섬세한 어휘를 골라준 김명남의 번역도 좋았다.

정치적 몸과 자연적 몸. 백신 접종, 과학, 윤리, 은유, 글쓰기. 올해 나를 괴롭힌 거의 모든 것들을 돌아볼 수 있는 책이었다.

*상식 1. 나는 수두 백신을 맞았는데 대상포진을 앓았다. 수두 백신을 맞는다고 대상포진에 절대 걸리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치명적이지 않게 넘어간다고 한다. 일반적인 대상포진보다 통증이 적었던 것은 백신의 힘이었다.

**상식 2. '양심적 거부'는 군대가 아니라 백신 접종에서 시작된 것이라고 한다.

관심 있는 분들을 위해 몇 장 사진을 찍었다. 이보다 좋은 다른 구절도 많았는데, 부분만 발췌하기에 아까웠다.

"의사 마이클 피츠채트릭이 말했듯이, <위험에 처한 면역계란 적대적인 세상에서 살아가는 개인이 느끼는 압도적인 취약함에 대한 은유다>." - 200쪽

적대감 속에서, 취약함을 느끼며 읽어나갔다. 나는 감염될 수도, 감염시킬 수도 있는 존재다. 치유와 조언을 얻었다.


의사 마이클 피츠채트릭이 말했듯이, <위험에 처한 면역계란 적대적인 세상에서 살아가는 개인이 느끼는 압도적인 취약함에 대한 은유다>.(200쪽)

우리는 제 살갗으로부터보다 그 너머에 있는 것들로부터 더 많이 보호받는다. 이 대목에서, 몸들의 경계는 허물어지기 시작한다. 혈액과 장기 기증은 한 몸에서 나와 다른 몸으로 들어가며 몸들을 넘나든다. 면역도 마찬가지다. 면역은 사적인 계좌인 동시에 공동의 신탁이다. 집단의 면역에 의지하는 사람은 누구든 이웃들에게 건강을 빚지고 있다.(3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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