쉿! 안개초등학교 1 - 까만 눈의 정체 쉿! 안개초등학교 1
보린 지음, 센개 그림 / 창비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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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미스터리나 탐험, 유물발굴 같은 이야기는 좋아하지만 무서운 것은 싫어한다. 상상을 잘하는 편이라 책을 읽으면 인물이나 장면이 머릿속에 그려져서 무서운 이야기도 읽지 않는다.

 그런데 창비 사전서평단 안내문을 펼치자 나온 안내 문구-‘무서운 장면이 나올 수 있으니, 마음의 준비를 하고 책장을 넘기세요. 물론 전혀 겁이 나지 않는다면 신경 쓰지 않아도 됩니다.’-  .......신경 쓰입니다. 매우 신경 쓰입니다. 프롤로그에 나온 안개초등학교, 미라아파트, 암흑도로, 기타 등등... 다 무서울 것 같습니다.


 사실 「쉿! 안개초등학교」를 읽으면서 이렇게 무서운 이야기를 어린이들이 읽어도 되는 건가? 싶었다. 글씨 크기나 분량, 직관적인 명칭들을 보면 분명 초등학교 중학년 즈음이 대상인 것 같은데 이거 괜찮나? 싶을 정도로 으스스한 이야기다. 게다가 표지의 초점 없는 까만 눈이 곳곳에서 나를 따라다니고 있다는 생각을 하면... 으으


 사실 어릴 때는 무서운 이야기를 찾아 읽었다. ‘무서운 게 딱 좋아’ 시리즈를 읽으며 자란 세대기도 하고, 선생님께 무서운 이야기를 해달라고 조르진 않았지만 해주신다면 신나서 귀 쫑긋 세우기도 했었다. 그때는 왜 그렇게 으스스한 이야기를 좋아했을까? 고민하다 보니 지금 내가 무서운 것을 싫어하는 것은 정말 사실적인 이미지가 그려지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여러 15세, 18세 미만 청소년 관람 불가 영화들이 보여줬던 이미지 때문에 내가 혼자서 마구 상상해서 그런 것이지, 그냥 어린이의 입장으로 「쉿! 안개초등학교」를 읽는다면 약간의 으스스함을 첨가한 흥미진진한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쉿! 안개초등학교」 1편 ‘까만 눈의 정체’를 읽고 나니 앞으로의 전개도 기대된다. 곳곳에 담겨 있는 여러 떡밥들이 다음 편들에서 어떻게 회수될지도 궁금하다. 제일 궁금한 건 주인공 ‘묘지은’의 이름이다. 소나기 쏟아지려고 좀만 어둑해지면 무서운 이야기를 해달라던 우리반 아이들이 많이 생각났다. 손에 이 책을 쥐여 주면 신나서 읽을 것 같다.


출판사로부터 가제본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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