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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줌싸개
윤아해 지음, 이갑규 그림 / 장영(황제펭귄) / 2013년 5월
평점 :

지은이 윤아해
그린이 이갑규
요즘 어린 아이들은 몇살, 몇개월쯤 소변을 가릴까요?
제 기억에 울 아이들은 두돌을 전후해서 소변을 가렸던 것으로 기억을 해요.
저는 꽤 컸을때까지 소변을 가리지 못했었던걸로 기억합니다.
어느날 제가 오줌을 싸서 할머니가 키를 씌워 동네에 보냈던 기억이 어렴풋이 나는데,
적어도 네,다섯살은 되었던 것 같거든요.
그에 비하면 우리 아이들은 상당히 빠른 시기에 가리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드네요.
큰아이인 남자아이는 여름 생일이라 두돌쯤 자연스럽게 가리기 시작했습니다.
둘째인 딸아이는 겨울 생이라 돌이 지난 여름에 제가 욕심을 조금 부렸지요.
아이를 키워보신 분은 잘 아시겠지만
소변은 여름에 가리는 훈련을 하면 편한점이 많거든요.
어느날 딸아이에게 짐짓 무서운 표정을 하고 어린이 변기에 앉히면서
"여기에 쉬야 해야해."라고 말했지요.
그런데 그 뒤로 딸아이는 모든 대소변을 참기 시작했습니다.
그냥 기저귀에 싸면 안될 것 같고
변기는 아직 익숙치 않아 제대로 오줌이 나오지 않았던 겁니다.
이제 18개월 밖에 되지 않은 아기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모습을 보니
제가 얼마나 잘못했는지를 깨달았지요.
그제서야 제가 괜찮다고, 아무데서나 원할때 누어도 된다고 설명했지요.
그제서야 딸아이는 편하게 기저귀에 소변을 보았습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스스로 가리게 되었어요.
민이도 아직 밤에 오줌을 잘 가리지 못한답니다.
아침에 일어나 침대 바닥이 축축하게 젖어 있는 것을 깨닫는 순간
민이는 속상해져 버립니다.

민이도 원하는 일이 아니거든요.
오빠는 그것도 모르고 맨날 놀려댑니다.

그러나 엄마는 너무나도 부드러운 목소리로 위로해 주네요.
"괜찮아, 괜찮아.
민이 네 잘못이 아니란다."

민이는 이해 할수가 없어요.
도대체 왜 밤사이에 오줌을 싸버리게 되는 걸까요?
어쩌면 나는
밤사이에
소금물첨벙바다나라에 다녀왔는지도 몰라.
바닷물이 짭짤한 건
누군가 쉬를 많이 눠서 그런 건지도 모르잖아?

혹시 나는 해쨍쨍메마른사막나라에 다녀왔는지도 몰라
일년 내내 비 한 방울 내리지 않는 사막에서
쏴쏴 쉬를 하면
오아시스가 생겼다고, 먹을 물이 생겼다고,
동물들이 좋아서 춤을 출걸?
민이는 자신이 오줌을 쌀 수 밖에 없었던 이유를 생각해봅니다.
동물처럼 영역 표시를 하는거야,
화가처럼 그림을 그리는 거야.
하면서요....

엄마는 또다시 민이를 위로해줍니다.
"괜찮아, 괜찮아.
우리 민이 오늘은
아무일도 없을거야.
걱정하지마."
민이는 엄마의 말에 너무나도 편안한 마음을 갖게 됩니다.

행복한 표정으로 꿈나라로 가게 된 민이...
민이가 오늘은 오줌을 쌌을까요, 안 쌌을까요?^^
이 책을 읽으며 민이 엄마가 얼마나 현명하고 지혜로운 사람인지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오줌을 쌌다고 혼내거나 창피를 주지도 않고,
너의 잘못이 아니라고 마음을 편하게 해주고,
또다시 잠자리에 들때도 괜찮을 거라고 말해주는 엄마...
이런 엄마의 작지만 큰 배려가 아이를 더욱더 안정된 정서로 이끌어 가는 것 같습니다.
아마도 이 책을 읽는 어린아이들도
민이와 같은 편안함을 느낄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사실 아이들은 잘 가리다가도
환경의 변화나, 그날 하루의 스트레스, 또 음식에 의해 가끔 실수를 하기도 하거든요.
(저도 경험이 있습니다.ㅋㅋ)
그럴때에도 자신이 무언가를 잘못했다는 죄책감보다
그럴수 있고, 괜찮다라는 정서적 안정감이
아이들 성장에는 더 좋은 영향을 주겠지요? 당연히...
단순한듯한 그림이지만 인물의 표정이 살아있는 그림입니다.
여백과 공간 활용을 특히 잘한 그림이기도 합니다.
짧은 글밥이지만
민이가 말하는
주룩주룩후두둑비나라
소금물첨벙바다나라
해쨍쨍메마른사막나라
뿌우뿌우후다닥껑충동물나라
스스슥사사삭뚝딱화가나라
등의 말들도 아이들의 언어유창성과 창의성을 자극하기에 충분합니다.
반복해서 읽다보면 운율이 생겨 읽는 재미또한 생깁니다.

속표지입니다.
아마도 이불과 베개라 흩어져 있는 모습인듯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