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터호른 - 외로움이 나를 아름답게 한다
정보근 지음 / 시간여행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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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  정보근

 

 

 

여행을 떠나면 많은 생각을 하게된다.

일상을 떠났기에, 길을 가는 그 일 밖에 할것이 없기에 조금은 모든 것을 내려놓고 넓은 시야로 보게 된다.

내가 속해 있는 한정된 환경이 얼마나 작은지를 깨닫게 되고,

정말로 많고 다양한 사람들의 모습을 겪으면서 나의 시각이 얼마나 편협되었음을 깨닫게 되기도 한다.

그래서 여행을 다니면 약간 센치해지기도 한다.

(센치하다는 말이 표준어가 아닌 것 같은 데 다른말 표현을 모르겠다.^^

헉~ 사전검색해보니 센티하다는 용어가 등재되어 있다.^^)

그래서 사람들은 여행을 다녀오면 뭔가 기록을 많이 하는 것 같다.

다녀온 여정을 적기도 하고, 그곳에서 보았던 풍광과 느낌을 적기도 하고, 또 가이드에게서 들었던 여러가지 자연과 문화에 대한 상식등을 서술하기도 한다. 더 나아가서 자신의 단상을 조금 더 깊게 적어내기도 하는것이 나름 여행 에세이가 아닐까?

 

이 책도 그러하다.

저자는 잦은 출장으로 세계곳곳을 다녔지만 정작 마음을 쉴 수 있는 여행을 다녀보지 못했다.

시간을 내어 자신이 좋아하는 스위스로 여행을 떠난다.

여정은 그리 길지 않다. 자세히는 나와있지 않지만 열흘을 넘기지는 않은 듯 하다.

혼자만의 배낭여행도 아니었던것 같다. 가이드가 있고, 일행이 있는듯한 표현으로 보아서...

 

저자는 스위스 곳곳을 다니면서 아마도 마터호른에 대한 인상이 가장 깊었나 보다.

 

초등학생 때 나는 마터호른을 처음 보았다. 거듭된 도전에도 정상을 정복하지 못했던 주인공이 우연히 '굴뚝길'을 발견하면서 정상을 오른다는 어린이용 영화에서였다. 산ㅢ 모양이 너무나 기괴해서 나는 마터호른이 실제로 존재하는 산이 아니라 '영화속에 존재하는 산'이라고 생각했었다. '굴뚝길'은 마터호른을 스위스 쪽에서 등정할 때 정상 근처에 있는 절벽과 절벽 사이의 틈에 난 길이다.     (p96)

 

그래서 책 제목도 마터호른으로 정했나 보다.

그곳에서의 일출을 맞는 모습은 또 다른 경험이었으리라...

 

 

 

 

 

 

그러나 이 책은 너무나도 개인적인 그냥 여행의 기록일 뿐이다.

에세이라는 장르로 분류하기에는 너무 부족하지 않나 싶다.

우선 전체적인 흐름의 주제가 없다. 물론 여행에세이인데 무슨 주제가 필요할까마는, 그래도 책 전체를 가로지르는 맥은 있어야 하지 않을까? 굳이 주제를 찾자면 스위스 사람들이 자신들의 아름다운 자연을 유지하고자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는 것.

 

자신들의 자존을 위해 일관되고 치밀하게 생활합니다. 자신들의 삶에 가치를 부여하고 생활을 역사로 바꿉니다. 스위스는, 일상에서 환상을 만들고 있었습니다.         (프롤로그 중)

 

여정의 기록도 그러하다. 먹은 음식에 대한 역사와 평가 느낌도 한곳에 모아 정리가 되어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그냥 시간의 순서대로 쓰다가 그것에 대한 이야기가 생각나면 적는식이다. 그러다가 갑자기 다른 곳의 이야기가 나오고...

마치 블로거들이 자신의 여행을 시간대별로 포스팅해놓은 것을 보는 느낌이었다. 조금 더 잘 정리된 포스팅을...

그리고 사진도 글과 잘 맞지 않았다. 여행 에세이라서 글을 읽다 보면 저자가 조금 중요하게 생각하고 기술한 부분에서 그에 대한 사진을 기대하기 마련인데, 전혀 그것이 없었다. 그렇다면 아예 사진이 없어서 글위주 였다면 모를까, 뜬금없이 나타나는 사진은 월 말하는 걸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글을 마무리 하는 부분도 그렇다. 자신이 호수의 물빛을 즐기는 동안 일행은 근처 교회를 구경하고 왔다가 끝이다. 일행과 상관없이 자신은 자연을 느끼며 여유를 즐긴것이지만 그렇다면 그것에 대한 단상이 조금더 깊고 섬세해야 한다. 나름 길게는 표현해놓았지만 책으로 내기에는 너무 약하다.

 

결론은 블로그에 올려 남들이 재미있게 읽을만한 거리는 될지 모르지만 여행에세이라는 이름을 붙이기는 어렵지 않나 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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