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무슨 상상하니? 샘터어린이문고 35
정옥 지음, 정은희 그림 / 샘터사 / 2013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지은이     정옥

그린이   정은희

 

 

상상하는대로 이루어진다면 얼마나 좋을까?

여기 상상의 힘을 가진 꼬마 마녀 송송이가 있다.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송송이는 만화가인 엄마와 함께 살고 있다. 엄마는 만화를 그릴때마다 다시는 하기 싫다고 투덜거리면서 완성된 원고를 넘기고 나면 다시 새로운 구상에 여념이 없다.

 

"송송, 태어날때부터 내 머릿속에는 상상의 샘이 있어,

거기서 늘 새로운 상상이 퐁퐁 솟아올라. 근데 그 상상을 제때 밖으로 퍼내지 않으면 어떻게 되겠니? 머릿속이 눅눅해지겠지? 그러면 비 오는 날처럼 기분이 우울해진다고. 우울해지지 않으려면 떠오르는 상상을 열심히 그려서 퍼낼 수 밖에 없는걸."    (p18)

 

언제나처럼 엄마는 마감시간에 쫓겨 만화를 그리지 못하고 마침내 메마른 상상의 샘을 채우기 위해 이어도로 떠난다. 그곳에는 상상나무들이 자라는데 그 열매를 따 먹고 상상의 샘을 채우려는 것이다.

엄마는 안개 짙은 날 상상선을 타고 이어도로 떠난다.

그사이 송송이는 할머니와 함께 지낸다. 할머니는 진짜 위대한 마녀이다. 할머니가 하는 마법은 모든것들의 소원을 들어주는 것이다. 메주가 되고 싶은 콩이랑 노래 부르고 싶은 도토리 가루들의 소원을 들어주고 제주도 여행을 하고 싶은 양파 껍질들의 꿈도 이루어 준다. 그들의 바램을 들어주는 것이 바로 할머니의 마법이다.

그런데 엄마가 돌아오기로 한날, 엄마가 상상열매를 너무 많이 먹어 기억이 다 사라져 돌아오지 못한다는 소식을 까치가 전해준다.

결국 송송이는 엄마를 찾아 이어도로 향하게 되는데, 제대로 마법을 쓰지 못해 불안해 하는 송송이에게 할머니는 이렇게 말한다.

 

"송송아, 지금은 빗자루들이 마카 하늘을 날수 있지만 첨부터 그랬던거 아이데이.

빗자루들이 땅을 떠나가 하늘을 자유롭게 날게 된거는, 첨으로 하늘을 날고 싶다꼬 상상한 빗자루가 있었기 때문이데이. 빗자루들은 땅을 쓰는 일이나 하고 살아야 한다꼬 마카 그래 생각할 적에, 지 혼자 하늘을 날고 싶다꼬 상상한 빗자루, 가아가 참말로 대단한 아안기라. 마녀는 가아가 하는 상상을 쪼매 도와줬을 뿐이제. 마녀의 마법은 바로 그런기다, 알겠나?

그라니까 우리 송송이같이 훌륭한 꼬마는 가아들을 잘 도와주기만 하믄 된다."     (p38)

 

제주도에 도착한 송송이는 할머니의 친구 설문대할망을 만나고 이어도로 향하는 문을 열려고 한다.

 

 


 

"자랑자랑 자랑자랑, 웡이자랑 웡이자랑, 자랑자랑 자랑자랑, 웡이자랑 웡이자랑......."   (p57)

 

문은 열렸지만 설문대할망은 전에 상상나무를 훔쳐가지고 온 일로 이어도에 갈수 없고 송송이는 너무 어려서 들어갈수가 없게 된다.

송송이는 엄마를 데려올 친구를 찾다가 날개를 갖고 싶어하는 하늘의 아기구름을 보게 된다.

 

"세상에 다른 상상을 하는 아아들이 없으믄, 마녀의 마법도 없데이."    (p63)

 

할머니의 말씀이 떠오른 송송이는 아기구름의 상상을 도와 학으로 만든다. 학이 된 아기구름은 송송이 대신 이어도로 향하는 구멍을 향해 들어가지만 엄마를 데려오는데는 실패하고 만다.

 


 

 

우여곡절 끝에 결국 엄마를 발견하지만 엄마는 나무열매 속에 웅크리고 나오지를 못한다.

어떻게 해야 엄마를 다시 데려올 수 있을까?

 

 

 

최근 환타지 소설이 많이 나오고 있지만 그 근원을 따져 보면 왠지 서양적인 문화와 느낌들이 다분한 것이 대부분이다.

어린이 책도 마찬가지이다.  상상의 세계로 들어가는 모티브나 전개 방식이 서양의 것을 많이 따르고 있어 현대적인 느낌은 있지만 딱히 우리나라 작품이라고 말할 만한 무엇은 없다.

그런데 꼬마 마녀 송송 시리즈는 조금 다르다.

물론 빗자루를 타는 마녀의 이미지는 서양의 것이지만 설문대 할망이라든지, 복숭아나무라든지 그 구성요소가 우리의 것임을 알려주는 것들이 많다. 대단한 상상과 환타지는 아니지만 그래서 오히려 가능할 것 같은 우리에게 더 친숙한 환타지, 상상으로 여겨진다.

 

무엇보다 마법의 새로운 정의가 마음에 든다.

모든 것들의 소원을 들어주는 그것이 마법이라니...

메주가 되고 싶은 콩들을 메주로 만들어 주고, 날고싶은 빗자루를 날게 만들어 타고 다니고, 바다를 다니고 싶은 바위의 소원을 듣고 고래를 만들어주고...

마법의 주체가 마녀가 아닌 상상을 하는 모든것들에게 있음은 아이들에게 많은 꿈을 안겨주는 발상이 아닐 수 없다.

우린 정해진 틀 안에서의 교육을 강조하다 보니 아이들의 상상력을 본의 아니게 무시할때가 많은데, 그런 상상력이 없다면 마법이 존재하지 않는 다는 말은 어른들에게도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글밥이 많은 책 답지 않게 그림에도 상당한 공을 들인 작품이다.

연필을 주로 이용한 잘고 가는 터치의 그림과 주인공의 표정이 살아 있는 그림, 분위기에 따라 데칼코마니도 이용한 듯한 다채로운 그림등.

그림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