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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영의 지리산 행복학교
공지영 지음 / 오픈하우스 / 2010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한동안 마음이 우울했다.
모든 계획은 목표를 향해 달려가고 있었고,
생각보다 일들이 잘 풀려나갔지만
행복하지는 않았다.
사람들이 다 경쟁자 내지는 나의 것을 빼앗아 가려는 사람들로만 보였고,
내 마음속에 그들 모두를 이기고 승리하리라는 마음으로 가득 차 있었다.
아이 친구들에게 아이스크림을 하나 나눠 주면서도 계산을 했고,
안쓰러운 이웃이 있어 도와주고 싶어도 나와 내 가족을 위해 참아버렸다.
지인에게 선물을 하고 싶었지만 또 돈이 아까워 작은 돈으로 크게 느껴질 선물을 고르느라 진땀을
뺐다. 실수로 돈을 많이 쓴 날은 바보짓을 했다고 스스로를 책망하고......
결국 돈도 모이고, 내 삶은 완전한 자유를 누리고 있지만
내 마음은 끊임없이 아프고 슬프고 불행했다.
그 때 이 책을 읽고는 마구마구 웃음이 났다.
가슴 밑바닥부터 솟아오르는 따스함에 내 마음이 행복에 젖었다.
한번도 본 적이 없는 이 글 속의 사람들이 마치 내가 만나고 있는 듯
웃기고, 재밌고, 사랑스럽고, 이쁘고 그랬다.
그리고 난생 처음으로 인간성을 되찾을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나도 지리산으로 달려가고 싶다.
하지만, 현실은 불가하니 적어도 내가 살고 있는 여기를 조금이나마 지리산 닮은 곳으로 바꿔보
고 싶은 욕구가 마구마구 샘솟는 걸 느낀다.
도시사람들은 모두들 따스함에 목말라하고 아파하고 슬퍼하고 또 그걸 숨기면서 살고 있는 듯 하
다. 누가 우리를 이렇게 만든걸까?
사람냄새나는 따스함으로 무장하고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무럭무럭 샘솟게 하고
그저 그곳에 그런 사람들이 있다는 걸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가슴속이 훈훈해지는 책이다.
내 마음속에 뜨거운 석탄 하나 지펴놓은 듯 몸도 마음도 따스하게 하는 책...
이런 책은 난생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