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면 범인은 짧은 머리에 마른 체형, 안경을 쓰고 흰 셔츠를 입었으며 왼손에 메탈 재질의 손목시계를 한 사람(왼쪽 손목에는 반드시 피해자가 남긴 자국이 있어야 함. 시계를 왼손에 찬 사람은 대개 오른손잡이임)일 것이다.

 

팡무가 범인의 인상착의를 추리한 이유를 다 설명하자 전담팀 경찰들 사이에 침묵이 흘렀다.

 

저마다 얼굴 표정에서 복잡한 심경이 묻어났다.

누에고치에서 명주실을 뽑듯이 추리가 술술 맞아떨어지자 사건이 별 거 아닌 것처럼 느껴졌다.

수사를 하면서 처음부터 정확하게 첫발을 내딛을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되겠는가?

 

 

 

 먼저 침묵을 깬 건 싱즈썬이었다.

 “이봐, 애초에 자네가 황융샤오 이름을 알려줬더라면 좀 좋아? 그럼 우리도 괜한 고생 안 했을 거 아니야.”

그 말에 모두들 ‘빵’ 하고 웃음을 터트렸다.

그러나 팡무는 웃지 않고 시종일관 멍하니 자기 발밑을 응시했다.

 

사건은 검찰로 넘어갔고 용의자는 기소되었다.

C시 시민들은 신속하게 사건을 해결했다며 입을 모아 경찰을 칭찬했다.

 싱즈썬은 팡무에게 물질적인 보상(이전에 싱즈썬은 경찰이 이 사건을 22세 대학생의 도움으로 해결했다는 걸 대중에게 알리지 않을 거라고 에둘러 설명했는데, 팡무는 이를 이해해주었다)을 하려고 했지만 팡무는 거절했다.

 

 

싱즈썬은 팡무에게 원하는 걸 물었다.

팡무의 요구는 간단했다.

황융샤오가 법정에 서기 전에 단 둘이서 이야기를 좀 나누게 해달라는 거였다.

 

 

이번 면담에 많은 사람들의 관심이 쏠렸다.

팡무가 황융샤오를 만나겠다는 의지를 굽히지 않자 공안국은 두 사람이 방해받지 않는 환경에서 면담할 수 있도록 자리를 마련했다.

면담은 두 시간 남짓 이어졌고, 팡무는 노트북과 녹음테이프 두 개를 사용해 대화 내용을 전부 기록했다. 딩수청은 녹음한 내용 일부를 들은 적이 있었다.

대화에서 이 사건과 관련된 내용은 별로 없었다.

 

 

 

 팡무는 황융샤오가 기억하는 21세까지 그가 겪은 인생사에 더 관심이 있는 것처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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