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융샤오, 21세 남자, 고졸, C시 바타이진八臺鎭 사람.

2000년 대입 시험에서 떨어진 황융샤오는 1년 재수해서 다시 시험을 치렀지만 또 한 번 고배를 마셨다. 이후 숙부를 따라 도시로 와 여러 건축 현장에서 일한 경험이 있지만 근무 기간이 매번 길지는 않았다. 숙부의 소개로 해당 건설 현장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는데 나름 가방끈이 길어서 그런지 측량원으로 일하게 되었다.

 

그동안 황융샤오의 이미지는 성실하고 과묵한 청년이었던 터라 사람들은 그가 저지른 끔찍한 죄상을 듣고 하나같이 의외라는 반응을 보였다.

체포될 당시 황융샤오는 낡았지만 깨끗하게 세탁한 흰 셔츠를 입고 있었다.

 

팡무가 묘사한 용의자의 외모, 가정환경, 업무환경, 생활습관이 황융샤오와 놀라울 정도로 일치했다. 예상이 빗나간 거라곤 부모가 오래전에 이혼했다는 것과, 황융샤오에게 형제는 없고 누나가 한 명 있는데 재혼한 어머니를 따라 외지로 가버리는 바람에 왕래가 끊겼다는 것뿐이었다.

 

 하지만 이미 밝혀진 것만으로도 평범한 외모의 이 남학생을 다시 보게 되는 계기가 되기에 충분했다. 황융샤오가 사건을 저지를 때 팡무가 현장에서 그를 지켜 본 게 아닌지 의심이 갈 정도였다. 직접 보지 않고서는 그런 정확한 묘사를 해내는 게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팡무의 설명은 이랬다.

현장을 가보니 피해 여성의 바지가 무릎 아래로 내려와 있었는데 무릎 쪽에 찰과상 흔적이 있었다. 또 옥상 난간에서 피해자의 피부조직이 발견됐는데 가슴에 입은 찰과상과 맞아떨어졌다. 이는 범인이 피해자의 등 뒤쪽에서 성폭행을 저질렀다는 걸 의미했다. 후배위라고 부르는 이 체위는 상당히 많은 의미를 담고 있는 자세였다.

 

첫째, 후배위로 성교를 할 때 남성 이 뒤에서 상반신을 누르거나 두 손을 잡게 되면 여성이 벗어날 수 있는 폭은 최소화된다. 게다가 바지가 무릎까지 내려오면 두 다리를 움직일 수 있는 공간이 제한되어서 격렬하게 반항할 수 없게 되 는 것이다.

 둘째, 성 심리학적 각도에서 볼 때 후배위는 가장 원시적인 성교 체위로 남성에게 강한 정복감과 만족감을 안겨주기 때문에 다른 체위보다 훨씬 남성에게 심리적인 자극을 줄 수 있다. 그날 밤, 팡무는 어둠이 짙게 내려앉은 옥상 위에 섰다. 도시의 야경 전체가 한 눈에 들어왔고 저 멀리 불이 밝혀진 고층빌딩과 발밑을 지나가는 차량행렬을 바라보고 있었다. 기품 있게 차려 입은 여성은 거친 움직임에 무기력하게 발버둥치고 범인은 시야가 탁 트인 높은 곳에 서서 마음껏 욕망을 분출했으리라.

 

 

 

팡무는 눈을 감았다.

 

이 도시의 어느 고급주택에서 초조하게 아내를 기다리고 있을 사내여,

당신의 아내가 내 밑에서 개처럼 능욕당하고 있으리라곤 상상도 못하겠지?

어쩌면 범인의 눈에는 도시 전체가 거대한 여성의 생식기처럼 보였을지도 모른다.

범행을 저지르는 그 순간, 범인은 이 도시를 정복했다는 쾌감을 느꼈을 것이다.

 

그렇다면 현실에서 그는 ‘루저’인 게 분명하다.

 

 

비정상적으로 성적학대를 하고 살인하는 행위는 사회에 대한 분노를 해소하는 방식으로, 성행 위가 범인에게 특별한 의미가 있다는 걸 나타낸다. 또 그에게 초인적인 호기심, 신비감, 흥분을 느끼게 하는 동시에 수치심을 느끼게 한다. 만약 남성이 이른 시기에 여성과 정상적인 관계를 맺을 수 있다면 성에 대한 지나치게 강렬한 느낌은 사회 경험이 쌓이면서 서서히 사라질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범인은 여성과 정상적인 관계를 맺을 수 없는 사람일 가능성이 크다.

그리고 여성에게 제대로 보살핌을 받지 못한 환경에서 자랐을 것이다.

이런 성 심리를 가진 사람은 나이가 많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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