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시의 봄은 후텁지근했다.

벌거벗은 나뭇가지에 새싹도 아직 나기 전인데, 기온은 어느새 17~18도까지 올라간 상태였다.

타이웨이邰偉는 달리는 지프차에서 짜증스러운 듯이 단추를 하나 더 풀었다.

그는 무척이나 초조했다. 무더운 봄 날씨때문만은 아니었다.

경찰 생활 십 년만에 제일 까다로운 사건을 만났기 때문이다.

 

 

 

 2002314, J시 훙위안紅園구 타이베이다제臺北大街 83번지 밍 주明珠 단지 32402호에 사는 천모 씨(, 한족, 31)가 자택에 서 숨진 채 발견되었다.

검시 결과 사망 추정 시간은 오후 2시에서 3시 사이, 사인은 경부 압박에 의한 질식사.

 

피해자의 목에 선명한 손자국이 발견된 것으로 보아 범인이 피해자를 목 졸라 살해한 게 분명했다. 현장 감식 결과, 실내에 뒤진 흔적도 없고 사라진 물건도 없어서 강도 살인의 가능성은 잠정적으로 배제했다. 피해자는 상반신이 벗겨진 상태였지만 하의는 멀쩡했고 성폭행을 당한 흔적 이 없어 성폭행 살인도 아닌 것 같았다.

다만 범인은 살해 후 흉기로 피해자를 가슴에서 배까지 갈랐는데, 범행에 사용한 흉기를 현 장에 남겼다는 게 좀 의아했다. 피해자 남편은 그 흉기가 피해자의 집에서 쓰던 식칼이라고 증언했다. 현장은 차마 눈 뜨고 볼 수 없을 만큼 참혹했다. 피해자의 내장과 피가 도처에 가득했다.

경찰 이 주방에서 컵 하나를 발견했는데, 그 안에 들어 있던 액체는 피해자의 혈액과 우유를 섞은 것으로 밝혀졌다. 말로만 듣던 괴물, 흡혈귀를 떠올리게 하는 대목이었다.

 

그 뒤로 한 달여 시간이 흐르고 J시에 연달아 두 차례 살인사건이 일어났다.

피해자는 모두 25세에서 35세 사이의 여성이었다.

피해자의 가슴에서 배까지 부위가 갈라져 있었고,

현장에서는 다른 물질과 섞여 있는 피해자의 혈액이 발견되었다.

 

인구 200만 명이 사는 중형도시에서 살인사건은 흔한 일이었지만, 연쇄살인범의 수법이 너무 잔인하고 기이해서 J시에 적잖은 파문을 일으켰다. 이로써 수천 년 동안 잠들었던 흡혈귀가 부활했다느니, 중국을 침략했던 일본군이 남기고 간 생화학무기가 돌연변이를 일으켰다느니 하는 갖가지 괴소문이 떠돌았다. 시 정부도 해당 사건을 주목하면서 기한 내에 어떻게든 사건을 마무리 지으라고 공안기관에 주문했다.

 

 

 

 

 

 

 

 

 

 

한스미스터리카페,인스타그램을 통해 신간 소식과 재밌는 이벤트를 즐겨보세요!

* 한스미스터리 카페 http://cafe.naver.com/ragno

* 한스미스터리 인스타그램 @hansmystery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