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타 유토는 껌을 우물거리던 입을 멈췄다.

 

 


오른팔을 허리 뒤로 돌려 힘을 잔뜩 집어넣은 다음 위를 향해 거세게 휘두른다.

어깨에서 팔꿈치, 손목, 손가락이 하나의 채찍처럼 포물선을 그린다.

주먹 크기의 돌덩이가 허공을 갈라 캄캄한 하늘로 사라졌다. 


얼마 후 멀리서 툭 하고 흙바닥을 때리는 소리가 들렸다.


유토는 씹던 껌으로 풍선을 크게 불어 터뜨리고 다시 한번 같은 움직임으로 돌을 위로 던졌다.

이번에도 돌은 멀리 어딘가에 떨어졌다.
“야구부? 투수?”
하나사키 네코가 유토를 가리키며 킥킥 웃는다.


“동아리가 아니라 리틀 시니어. 어깨 나갔던 거 알잖아. 방금도 전기가 찌릿 흘렀다고.”
유토는 화난 것처럼 변명을 늘어놓고 세 번째 돌을 던졌다.

그러자 전봇대 꼭대기에서 퍽 하고 둔탁한 소리가 울리더니 돌멩이가 근처 지면에 떨어졌다.
“명중!”
이시하마 스미야가 손뼉을 친다.


“근데 변화가 전혀 없는데?”
네코가 이마에 손을 대고 고개를 뒤로 젖혀 허공을 본다.

 

시선 끝에 원통형 물체가 있다.

손전등 모양인데 빛을 발산하지 않고 끝에 렌즈가 달려 있다.
“손에 힘이 안 들어가. 이렇게 추우면 오기 전에 미리 말해줬어야지. 그럼 핫팩이라도 가져왔을 텐데.”
유토는 오른손을 입가에 가져간다. 어스름한 가로등 불빛에 희뿌연 숨결이 비친다.


“야마나시라고 들었을 때부터 밤에 추울 걸 예상해야 하지 않나?”
스미야는 라이트다운 재킷을 입고 있다.


“생전 처음 온 곳인데 그런 걸 어떻게 알아?”
긴팔 티셔츠 한 장만 걸친 유토는 다시 발밑에서 돌멩이를 주워 4미터 전방 위에 있는 CCTV를 향해 던졌다. 이번에도 돌은 명중했지만 카메라가 떨어지기는커녕 고개가 돌아가지도 않았다.

 

 


“렌즈를 노리라고, 렌즈.”
등 뒤의 어둠 속에서 영상을 촬영 중인 구스노키 고타로가 다가왔다.


“얼굴 찍히는 거 아니야?”
유토가 손으로 얼굴을 가렸다.


“그래서 이걸 준비했잖아.”
고타로는 유토의 볼 옆에 손을 갖다 대고 잡아당긴다.

유토는 눈 부분만 드러난 니트 소재 방한모를 쓰고 있다.

 

 


“그래도 정면은 위험해.”


“괜찮다니까. 여기가 우리 사는 곳도 아니고. 얼굴 좀 팔린다고 아무도 못 알아봐.”


스미야가 검지를 흔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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