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학의 참 우리 고전 5
박제가 지음, 안대회 옮김 / 돌베개 / 200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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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문의 방법은 다른 것이 없다. 모르는 것이 나타나면 길가는 사람도 붙잡고 물어보는 것, 그것이 올바른 학문의 방법이다. 


어린 종이 나보다 한 글자라도 더 아는 것이 있다면 예의염치를 불문하고 그에게 배울 것이다. 남보다 못한 것을 부끄러워하여 자기보다 나은 자에게 묻지 않는다면 종신토록 아무런 기술도 갖추지 못한 고루한 세계에 자신을 가두어버리는 꼴이 되리라. 


우리 조선 선비들은 세계 한 모퉁이의 구석진 땅에서 편협한 기풍을 지니고 살고 있다. 발로는 모든 것을 가진 중국 대지를 한번 밟아보지도 못했고, 눈으로는 중국 사람 한번 보지도 못했다. 태어나서 늙고 병들어 죽을 때까지 조선 강토를 벗어나지 못한 것이다. (...) 우물 안 개구리와 작은 나뭇가지 위 뱁새가 제가 사는 곳이 제일인 양 으스대며 사는 꼴이다. 


그렇기 때문에 예법이란 세련되기보다는 차라리 소박한 편이 좋다고 생각하고, 누추한 생활을 두고 검소한 생활이라고 잘못 알고 있다. 이른바 네 부류의 백성(사농공상)도 겨우 이름만 남아 있을 뿐이요, 이용과 후생에 필요한 도구에 이르면 날이 갈수록 곤궁한 지경에 처해 있다. 


이러한 원인은 다른 데 있지 않다. 학문할 줄 모르는 잘못에 있다. 


- 박제가의 북학의에 쓴 연암 박지원의 서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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