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대감댁 여인들 - 세 자매가 선사하는 따스한 봄바람
이지원 지음 / 바른북스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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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한양에서 이루어 온 모든 것들을 뒤로하고 낙향의 길을 택해 윤성당이라는 집을 지어 후학 양성에 힘쓴 홍창서 대감이 타계한 후 외아들 홍류현이 아버지의 뜻을 물려받아 후학에 매진하게 됩니다.

한씨 부인에게 장남인 시량 밑으로 예임, 예흔, 예도까지 손아래 누이들이 있었는데 열아홉에 청상과부가 된 장녀 예임, 정인에게 버림받고 비구니가 된 차녀 예흔, 규방 여인에서 벗어나고 싶은 막내 예도까지 세상이 정해놓은 정도대로 순탄한 삶을 살지 못했습니다. 그런 그들에게 장남인 시량이 한성으로 가게 되면서 이들 가족에게 큰 변화가 생기게 됩니다.

시량과 그의 부인, 그리고 어머니는 한양행으로, 예임과 예도는 비구니가 된 예흔이 머무는 '수용사'가 가까운 고령 고모님 댁으로, 긴 여정을 떠나면서 홍대감댁 여인들의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고모님이 계신 '성산댁'은 고모님의 딸 소온을 떠나보내면서 일반 양갓집과 다르지 않은 생활 방식을 가졌던 삶에서 규범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들이 추구하는 행복을 위해 살기 시작한 삶으로 살아가는 곳입니다. 그곳은 자유분방한 삶을 선망하는 예임과 예은에게 새로운 일상을 맞이하게 됩니다.

예임은 일곱 살 무렵 함께 어울렸던 소중한 추억을 갖고 있었던 정윤을 만나게 됩니다. 그의 기억 속 어린 소녀였던 예임에게 어떤 아픔이 그녀를 성숙하게 만들었는지, 또 그림에 몰두하게 했는지 그녀에 대한 모든 것이 궁금하기만 합니다.

'성산댁'에 유배객으로 이세휘가 머물게 됩니다. 유배 온 이답지 않게 상당히 호사스러운 그의 행색과 존재가 거슬리는 예도는 절대 호의를 베풀지 않으리라 다짐한 게 무색할 만큼 세휘가 혼례를 깨트린 사연에 대해 들으면서 그에 대한 궁금증과 기대감이 피어나기 시작합니다.


"비를 맞다 보면 젖기 마련이지만, 온몸에 비를 흠뻑 적시고 나면 더 이상 젖을 것이 없습니다.

저는 두려울 것이 없다는 뜻입니다."

조선시대 여인은 남편이 사별하여 그 집에서 죽은 듯이 살아내야만 하는 안타까운 모습과,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재혼에 이르기까지 너무나 많은 고통과 희생이 따른다는 것이 슬펐습니다.

자신의 신분을 위장하여 아무도 모르는 곳에서 새로이 시작해야 한다는것이 두려울테고,

그로인해 가족들로부터 멀어져 그리워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는것이 가슴아픕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함께 한다는것이 그 시대에는 그런것이겠지요.

'행복이 거창한 것이 아닌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불을 지핀다거나 고슬 고슬 새 밥을 짓는 것..'

아주 작고 사소한 일임에도 그런 행복을 위해서 용기있는 선택을 한 예임을 응원하게 됩니다.

서책으로 여러 세상을 경험해 볼 수 있으니 좋다고 여기며 세상을 향한 호기심에 대해 즐거워하는 예도를 보면

세 인물 중 가장 어리지만 자신을 사랑하면서 정해진 규범에서 벗어나 자신이 추구하는 행복을 채울 줄 아는 용감한 여인이라 그녀의 이야기에 더 많은 응원을 하게 됩니다. 세휘와의 밀고 당기는 달달한 이야기를 계속 읽고 싶어집니다.

'성산댁'라는 곳에서 조선 시대의 유교 사회의 규범과 억압, 신분에 따른 차별을 통해 겪고 있는 이야기를 풀어내면서

여인들이 겪어내야 할 이야기들을 섬세한 감정을 풀어내면서 깊은 공감을 불러내고 있습니다.

그 안에서 밀고 당겨지는 이야기가 싹트는 달달한 로맨스와 자매의 용기 있는 선택이 더해져 설렘과 행복한 마음에 입꼬리가 살짝올라가게 만듭니다. 세 자매의 선택과 용기에 감정이입이 되어 웃고 눈물짓게 만들었던 [홍대감댁 여인들]을 너무 즐겁고 유쾌하게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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