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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 낭만주의자의 연애세포 관찰기- 시고 떫고 쓰고, 끝내 달콤한
손수진 지음 / 북하우스 / 2008년 5월
평점 :
판매완료
이 책은 인터넷 서평에 혹한 책도 아니고,
당당히 교보문고에서 너무나 이쁜 북 디자인에 끌려..
-흡사 책 한 권보다 더 비싼 다이어리들 보다 훨 이쁜 *.*-
몇장을 읽어보다 이 여자 글 잘쓰는데?
하며 무척 살까말까 고민하다,
결국은 알라딘에서 건진 물건이다.
그러나 문제는 난 작가 스스로 연애주의자란 호칭만 가지고 있을 뿐..
설마 온통 연애이야기일 줄은 꿈에도 생각을 못했으며,-물론 제목을 100% 믿지 않은 나의 불찰이다.
꽤 괜찮은 추천글과, 하필 책을 쫙 펼쳤을 때 내가 읽은 부분의
이야기가 너무나 와닿고 좋아 덜컥 사버린 케이스니..
누굴 탓할일도 아니다.
그래서 난 이 책을 읽으며
시고 떫고 쓰고, 어쩌다 달콤하기도 했는지 모른다.
카피라이터의 가혹한 직업상을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굳이 내 이야기인 걸 더 말해 무엇하랴. 사람들이 카피라이터에 대해 품고있는
그럴싸한 뽀샤시한 오해만 걷어내준다고 해도 이 책은 도리를 다한거다.-
솔직한 연애담-정말 솔직해서 말이지.. 굳이 이런 것까진 말하지
말지 싶은 부분마저 있다-
더불어 싱글라이프와 독립의 정의까지..
결국은 또 하나의 누군가의 사랑이야기.
그러나 끝이 보여 인간적으로 끌리게 된 이야기랄까.
# 오늘, 추워도 너무 추웠다. 손가락이 빨갛게 얼어서 아팠다.
그래서 샀다, 장갑. '손가락 장갑 플러스 벙어리 장갑'으로 모자
같은 뚜껑을 씌우면 벙어리 장갑이 되고 그걸 벗기면 맨손가락이
보이는 도둑놈 장갑이 되는, 이상한 장갑을 샀다. 따뜻했다.
칼바람이 불어도 손이 차갑게 식을 일은 없을 것 같았다.
진작 살 것을.
피식. 왜 이리 바보 같은지. 장갑을 들고 찾아오는 겨울의 연인을
서른이 되어서까지 미련하게 기다리고 있었다니. 장갑 낀 손으로
머리를 꽁 쥐어박는다.
이제야 겨우, 서른하나가 되어서야 겨우, 내 손 내가 잡는 법을
알게 될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내가 아주 공감하던 작가의 글...
정말 그림에 대한 로망은 사라지지 않으니 말이다.
# 내 마음대로 단 하나의 재능을 선택할 수 있다면
나는 그림 그리는 재능을 선택하고 싶었다.
하지만 어디 마음대로 되는 일이 있기는 하던가. 대신 나는 감정
에 온몸을 푸욱 담그고 징하게 연애하는 재능과 그것들을 기억하
는 능력을 받았다. 거기에 덤으로 기록을 향한 의지까지. 그래서
나는 캔버스 대신 노트북을 잡고 글로 기억을 그려내기 시작했다.
이 여자는 이런 연애의 기억을 상세하게 기억하는 재능을 받았다는데
난 무슨 재능을 받았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