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너무 귀여운 그림책이다.일단 밤톨같은 머리와 자주 빨개지는 얼굴은 가진 소년 밤톨이와 어쩌면 밤톨이를 좋아할 지 모르는 착하고 똑부러지는 지유, 그리고 분홍색의 긴 코털이는 모두 보면 미소지을만한 등장인물이다.만약 나에게 밤톨이처럼 긴 분홍색 대왕 코털이 찾아와 콧속에 자리잡는다면? 난 주저하지 않고 잘랐을 것이다.코털 뽑으면 염증생기고 심지어 죽을 수도 있다는 내용을 옛날 유명한 TV 프로그램 서프라이즈에서 굉장히 감명깊게(?) 보았고 지금도 코털이나 눈썹털이 좀 길면 다듬어주기 때문이다.거의 15년 전, 소개팅을 했을때 상대방의 코털이 너무 길어서 콧구멍에서 쏙쏙 삐져나온 경우가 있었다. 그걸 보니 아직 호감이 막 생기기도 전인데 너무 싫어져서 견딜 수가 없었다. 코털을 양식하나 싶었고 천년의 사랑도 식을것 같았다.근데 지유를 보니, 정말 좋아하는 사람이었다면 코털을 다듬으라고 코털가위를 사주거나 다듬었을것같다. 귀여운 이 그림책을 보며 미성숙했던 내 20대와, 또 내 딸이 밤톨이와 지운같은 우정을 나눴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들었다.분홍 코털은 어디선가 잘 지내길 바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