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도 요즈음의 다른 집들과 크게 다르지 않게 택배가 많이 온다. 책이나 옷, 문구류를 비롯해 식품도 새벽에 바로 배송된다. 남편과 내가 둘 다 일하기 때문에 마트를 가기가 힘들고 저녁시간은 딸아이 할일을 챙기기도 바쁘다.<택배전쟁>을 읽으며 우리 아파트에 배달오시는 택배기사님들을 떠올렸다. 우리 라인은 25층까지 있는데 한층에 세대가 2개밖에 없어서 엘리베이터가 한대이다. 다른곳은 3,4개의 세대가 있어서 엘리베이터가 2대인데 말이다. 예전 살던 곳은 10층, 15층이었는데 엘리베이터가 한대였다. 지금은 그때와 비교해 20세대가 더 살고 있는셈인데 엘리베이터는 한대이다. 그래서 기사님들은 택배를 나르실 때마다 늘 죄송하다고 하신다. 주민들이 택배시간과 맞물리면 엘리베이터를 많이 기다려야한다고 하기 때문이다. 사실 우리가 택배를 시킨거라 미안하실건 아닌데 말이다.책 속 주인공인 연호는 초등학교 4학년 친구이다. 자세한 내막이 나오지는 않지만 아버지가 택배일을 시작하시고 엄마는 편의점 일을 하신다. 연호는 요새 애들이 많이 그렇듯 신기한 간식을 먹방하는 유튜브를 즐겨본다. 그런데 보수적인 엄마는 해외과자를 택배로까지 시켜서 사줄 수는 없다고 하시고, 아래층 사는 건우는 그런 과자를 가져와도 연호는 주지 않는다.그러던 중 몸이 좀 편찮으신 연호네 할아버지가 함께 지내게 되며 연호는 더 숨이 막힌다. 잔소리가 많은 할아버지가 계속 뭐라고 하시지 식사하면서 밥알을 다 튀지 건우네 엄마와 다투시지..이 동화에는 뉴스에서 가끔 봤던 택배차량 혹은 택배기사님과 아파트 주민간의 갈등이 등장하기도 한다. 그러나 너무 깊지 않게, 이런 갈등도 결국은 사람간의 일이기 때문에 연호네 가족들과 경비아저씨, 건우와 건우엄마는 서로 마음을 열고 화해한다.이 책을 초등학교 3학년인 내 딸에게도 읽어보라 하고 이야기를 나눌거지만 연호 또래인 아이들과 고학년도 읽고 요새 많이 화두로 등장하는 갑질과 관련되어 얘기해봐도 좋을것같다. 아이들이 담백하게 읽고, 더 알고 싶은 사회적 이슈가 있다면 찾아볼 수도 있고 꼭 그렇지 않더라도 이 책을 읽고 공감하고 한번 더 생각해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괜찮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