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기분은 파랑 사과밭 문학 톡 21
박규연 지음, 박시현 그림 / 그린애플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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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표지부터가 청량한 <오늘의 기분은 파랑>은 유명한 이온음료의 광고가 떠오른다. 다만 그 광고는 보통 예쁜 여자연예인이 나오는데 이 책의 표지는 밝게 웃고 있는 네명의 남자아이라는 것.
주인공인 강희는 서울에서 바닷가가 가까운 소도시인 정담시로 2학기가 시작되는 날 전학을 왔다. 키 175센티미터에 또래보다 의젓한 강희는 엄마 아빠의 지속적인 갈등으로 힘들지만 형제끼리 힘이 되어 주며 잘 견뎌내는 쌍둥이 형제 태주, 재민이와 동물과 환경에 관심이 많은 우람이와 친구가 된다.
우람이는 키가 작고 둥근 안경을 쓴 아이였는데 몸이 약하다고만 생각했던 강희는 아빠가 다리를 다쳐 함께 병원에 갔다가 진실을 알게 된다.
이 책은 강희가 엄마를 잃고 억울함과 분노, 그리고 아빠마저 잘못될까 걱정하는 마음과 한편으로는 자신을 동정하거나 다르게 바라보는 시선에 대한 거부감이 잘 나타나있다. 또 책 중반부까지는 그냥 환경을 많이 생각하는 또래보다 좀 어리게만 느꼈던 우람이의 이야기가 나오면서 사실 삶이라는 건 누구에게나 짊어지고 가야 할 무게와 슬픔이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부모가 이혼할까 걱정하는 재민이와 태주까지 웃으면서 장난치는 소년들같지만 그게 다가 아니라는 것이다.
푸시킨의 유명한 시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가 우람이 방에 액자로 되어 있는 대목에서 나도 이미 알고 있는 시이지만 이 이야기와 너무나 잘 어울린다고 느꼈다. 나 역시 어른으로서의 삶이 인생의 절반을 넘어서는 지금 10대 사춘기 때에는 미처 다 알 수 없었던 것들을 이젠 절절하게 공감하고 이해할 수 있기에.
강희와 우람이, 태주와 재민이가 웃으면서 브이 하고 13살을 맞이한것처럼 현실의 수많은 아이들도 상처와 눈물을 딛고 성장하며 멋진 청년으로 자라나길 바란다. 또한 강희 아버지, 우람이 어머니에 더 공감하는 나이가 되어버린 지금 어른인 그분들도 성장할 수 있는 미래가 있다고 이야기하고 싶다.
순식간에 읽게 된 <오늘의 기분은 파랑>. 무더운 여름 이 책을 읽으니 나의 기분도 파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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