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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만 원짜리 엄마 ㅣ 북멘토 가치동화 61
조은진 지음, 심윤정 그림 / 북멘토(도서출판) / 2024년 4월
평점 :
나는 동화책을 많이 읽는 어른이다. 직업적 특성상 아이들을 가까이 하기 때문이기도 하고, 어른들의 세계보다 아직도 아이들의 세계를 다룬 동화책이 더 재미있고 와닿는 것이 많아서이기도 하다.
이번에 읽게 된 <2만원짜리 엄마>는 특히 정말 괜찮은 동화책이라 많은 아이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표지부터가 눈을 찡긋하며 분홍스카프에 분홍바지, 분홍립스틱을 바른 곱슬머리 아주머니가 가운데에 그려져있는데 어쩐지 정감이 가고 귀여운 어른이라는 느낌이 든다.
초등학교 4학년 지호는 원래 외할머니가 많이 돌봐주시던 맞벌이 가정의 아이였지만 할머니가 돌아가시고, 전학도 오면서 부모님이 두분 다 바쁘실까 눈치보고 전전긍긍해한다. 지호는 녹색어머니도 엄마가 하실 수 없어 온라인카페에 사람을 구하는걸 보고, 공개수업에도 시급 2만원을 주고 엄마를 구하기로 한다.
귀여운 지호! 그런데 2만원에 오신 아주머니가 너무 개성이 강해(책표지처럼) 지호는 부끄러움을 느끼게 된다. 아마도 이런 감정은 나도 느껴본 적이 있는것이다. 우리 엄마는 그 아주머니같이 알록달록하진 않으셨지만 늘 수수한 차림이셔서 어린 마음에 멋쟁이인 친구 엄마를 부러워하기도 했다. 그런데 이 아주머니가 체육대회에도 오시고 지호가 아프자 죽도 갖다주시며 둘은 비밀스러운 정을 쌓아가게 된다.
지호가 동네에서 진짜 엄마랑 다니면서도 혹시 누가 2만원짜리 엄마가 네 엄마 아니니, 저 분은 누구니 할까봐 전전긍긍해하는 부분이 나오는데, 안쓰럽기도 하고 11살 아이라면 그럴 수 있을것 같아 지호의 마음에 같이 공감하게 된다.
그러면서도 얼마전에 엄마를 떠나보낸 지호엄마에게도 어른이면서도, 그 또래인 나는 마음이 쓰인다.
사실 엄마란 존재는 엄마에게도 필요하다. 아이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때로는 엄마에게 기대고 싶고, 엄마랑 두런두런 이야기하며 김치전을 먹고 싶은 거다.
아마도 지호엄마도 2만원짜리 엄마가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이 책을 읽으며 간만에 울엄마가 보고 싶어져 연락했다. 우리 엄마는 나에게 2만원짜리 엄마만큼 따뜻하고 좋은 분이다. 그런데 내가 우리딸에게 그런 존재인지는 잘 모르겠다. 지호엄마처럼 나 역시 일하면서 전전긍긍하며 때로는 버거워하고 남편에게 짜증내는, 그래서 어쩌면 지호처럼 딸아이도 내 눈치를 많이 볼 거라고 생각한다.
이 책은 몽글몽글하게 쉽게 읽히면서도 재미있고, 또 엄마를 생각하게 하는 꽤 괜찮은 동화책이다. 중학년 정도의 지호또래라면 매우 즐겁게 읽을 것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