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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방, 팔로우했습니다 ㅣ 사과밭 문학 톡 5
최은영 지음, 방현일 그림 / 그린애플 / 2022년 6월
평점 :
최은영 작가님의 <걱정방, 팔로우했습니다>는 현재 나의 조카, 미래의 내 딸, 과거의 나에게 걱정하지 말라고 되려 다독여주는 책이다.

라떼는 말이야~
나의 어린 시절은 휴대폰이 없었고. 컴퓨터가 집집마다 보급되지 않았을 때이다.
그래서 친구와 연락을 하려면 두근두근대는 가슴을 부여잡고 친구네 집에 전화를 걸어
"안녕하세요? 저 누구누구인데 **이 집에 있어요?"
라고 친구의 어머니나 아버지께 물어봐야 했고, 학교에서 비밀을 속삭이려면 화장실이나 몰래 쪽지를 주고받고, 나아가서 진짜 친구라고 여겨진다면 우정일기를 쓰곤 했다.
그런 시절을 사실 나는 잘 겪지도 않았다.
성격이 그냥 무심했던 나는 친구관계에 대해 크게 고민하지 않았고, 지금과는 다른 성향이었던 어린 시절의 나는 별 어려움 없이 친구를 사귀기도 했다.
그런데 요즘 아이들은 참 다르다.
우리 때처럼 편지를 주고받으며 다음날까지 기다리고, 우정일기를 서로 책상서랍에 넣어두고 비밀이라며 열쇠를 채우지 않는다.
바로 그 자리에서, sns를 이용해 자신의 감정과 느낌을 여과없이 쏟아낸다.
한번더 고민하고 생각해볼 기회가 없다.
뭐 그것이 나쁘다는 것이 아니고 시대의 흐름이니 이것 또한 따라가는 것이 맞겠지만 말이다.
과거는 미화되는 것이니 나 때의 어린이들도 왕따나 소외당하는 아이도 있었고, 또 그 당시의 선생님들은 무서워서 고민을 말하기도 어쩐지 두려웠으니.
이 책은 세 명의 열두살 소녀들의 이야기이다.
각기 이야기를 가지고 있는, 어른만이 삶을 살며 고민이 있는것이 아니듯 수연이와 진아, 혜미 모두 저마다의 아픔과 고민거리를 안고 있다.
세 친구는 같은 캐릭터를 좋아한다는 공통분모로 친해지고, 서로의 모든 것을 공유하려 하다가 삐그덕거리고 서로에게 상처를 준다.
내가 안고 있는 상처가 더 크다고 생각하며.
사실, 이 열두살 소녀만이 아니라 곧 마흔이 되는 나도 그렇지 않나 생각했다.
나도 내 마음이 더 아프고 슬퍼, 좀 알아줘!
이 책에 나오는 소녀들은 결국 서로 화해하고, 아픔을 공유하며 이야기는 끝이 났지만
사실 지금 이순간을 살아가고 있는 현실 속의 수연이와 진아, 혜리는 아마도 지금도 고민하고 울고 상처받고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이 책은 그럼에도,
이 세 명의 주인공처럼 잘 해낼 거라고 다독여 준다.
정말 지금 열두살을 치열하게 보내고 있는 친구문제로, 성적문제로 고민하는 나의 조카와
아직은 1학년이지만 벌써부터 학원에 외모에 친구들의 놀림에 우는 나의 딸과
조금도 어른답지 못한 마흔살의 그러나 마음은 열두살 같은 나에게
괜찮을 거라고.
사실 내가 걱정이 많아 <걱정방, 팔로우했습니다>라는 제목이 너무 와닿았다.
투명하고 맑은 삽화와 함께 단숨에 읽게 되는 이야기의 전개가 이 책의 장점이다.
그리고 내 조카에게 바로 읽어보라고 권유하게 되는.
작가님의 다음 책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