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아, 춘아, 옥단춘아, 네 아버지 어디 갔니?
이윤기 외 대담 / 민음사 / 200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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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이책은 대담집이다. 만나면 거의 일상생활의 자질구레한일들 ,TV드라마의 이야기, 돈벌이 이야기로 채워지는 우리의 수다 지겨워지고, 때때로 내가 누구인지, 왜사는지를 고민하고, 정말 잘살고 있는 것인지, 내가 하고 있는일들이 정말 괜찮은 것인지.. 그런 보다 근본적인 이야기들을 풀어 보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 지는 때가 있다. 그러나 서른을 지나 마흔을 넘기면 속내를 드러내며 이야기 할 상대가 거의없다. 또, 간혹 그런상대를 찾더라도 그알량한 자존심은 진솔한 속내를 드러내기 보다는 내모습이 상대에게 좀더 근사하게 비취지도록 교묘한 말들을 하려하고, 상대방이 훌륭하지만 나와 다른 의견을 가지고 있다면, 훌륭하다는 점보다는 나와 다른의견을 깎아내리려 애쓴다.

선배와 후배, 과학자와 시인, 평론가와 소설가, 스님과 목사 그리고 첨단 온라인 서점과 헌책방 사장님등 서로 대립되는 것같으면서도 같은 분야의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만나 나눈 이야기들이다. 자신의주장만을 계속되풀이하는 꽉막힌 사람들의 토론프로를-대부분의 대담이 그렇다고 생각되지만-보다가 흥분해서 채널을 돌린적이 있는 나는 이책의 대담자들이 서로 어떻게 말하고 답하는지 궁금했다.

이젠 자신의 분야에 한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대담자들은, 자신들의 살아온이야기와 자신의 일에대해, 현재의 우리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점들과 앞으로 하고 싶은 일들에대하여 이야기를 풀어 냈다. 또, 하나의 주제에대해서, 때론 첨예한 대립되 의견을 제시하고, 때론 서로의 입장을 수용하면서 다양한 관점에서 생각해 볼수 있는 의견들을 제시해 주었다. 특히, 대부분의 학문들이 순수한 근원적인 원리를 찾기 보다는 그것이 경제적으로 어떤 이익들이 있는지, 어떻게 얽어매야 돈이 굴러들어오는지에 관심을 보이는 세상속에서 자신의 영역을 지키는 사람들의 확신있는 목소리에서 유쾌한힘을 얻을 수 있었다.

그러나 쉽게 읽혀지고 이해될수 있는 내용은 아니고, 대담자의 학문적인 배경설명과 인문학, 예술, 문화비평, 종교등에 다양한 관심이 있어야만 온전하게 이해되는 부분도 있다. 이책을 읽고 마음에 드는 사람의 저서를 추가로 읽어 본다면 더할 나위없이 좋은 경험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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