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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인슈타인처럼 양자역학하기 - 직관과 상식에 맞는 양자이론을 찾아가는 물리학의 모험
리 스몰린 지음, 박병철 옮김 / 김영사 / 2021년 10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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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역학은 원자, 분자 등 미시적인 물질세계를 설명하는 현대 물리학의 기초이다.
내가 생각하는 양자역학은 영화에서나 본 신비하고 미스터리한 느낌의 총합이다. 그런데 아인슈타인은 이런 양자역학을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한다.
내가 알고있는 양자역학은 마술적 현실주의자들이 주장한 내용이었다. 무슨 말인지 궁금한 분들은 먼저 아래의 두 질문에 대답해보시길.
1) 물질은 인간이 자신을 알건 모르건 상관없이 자신만의 안정적인 특성을 갖고 있는가?
2) 인간은 물질의 특성을 이해하고 서술할 수 있는가?
위 질문에 모두 Yes라고 답한다면 아인슈타인과 같은 현실주의자이고, 모두 No 라고 답한다면 현재 주류 양자 역학을 주도하는 닐스보어와 같은 반현실주의자다.
현실주의자 안에서도 분파가 나뉘는데 바로 이 질문에 따라서다.
3) 자연은 우리 주변에 보이는 물체들과 그들의 구성성분으로 이루어져 있는가? 다시 말해서, 우주는 우리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인가?
만약 이 세번째 질문에도 Yes라고 대답한다면 단순현실주의자 혹은 소박한 현실주의자이고, No라고 답했다면 마술적 현실주의자다.
소박하다는 뜻은 현실을 굳건하고 담백하게, 액면 그대로 받아들인다는 뜻이다. 소박하지 않은 현실주의자의 경우 "우리가 아는 우주는 그 개수가 끊임없이 늘어나고 있는 평행우주의 하나"라고 주장하는 다중세계해석을 주장한다. 즉, 우리가 세상을 인지하고 관측하는 방식에 따라 현실이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이들은 우리의 인식 범위 바깥에 존재하는 현실을 믿기 때문에 '마술적 현실주의자'로 불린다.
이 책은 계속해서 양자 물리학 연구가 처한 한계와 이를 극복하기 위한 연구들을 소개한다. 반현실주의자들은 양자역학 자체에 문제가 없고,
다만 이해하고 서술하는 방법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아인슈타인을 비롯한 현실주의자들은 양자역학의 설명이 자연을 완전히 이해하기 부족하다고 생각했다. 특히 양자역학을 누구보다 불신했던 아인슈타인은 이론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는 '숨은 변수'가 존재하며, 이것을 추가하지 않는 한 양자역학은 절대로 완전한 이론이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지금도 물리학계에는 이 누락된 부분을 추적하거나 아예 처음부터 다른 기초에서 물리학을 정립하려는
현실주의적 물리학자들이 꽤 많이 있고, 저자도 그들 중 한 사람이다.
🏷356p_ 파인먼은 "새로운 것을 발견하려면 충분한 시간을 갖고 가능한 실수란 실수는 몽땅 저질러야 한다"라고 했다. 내가 제시할 수 있는 최선의 답은 '텅 빈 노트를 바라보라'는 것이다. 뜬금없는 말이 아니다. 그 옛날 아인슈타인이 그랬고, 보어가 그랬고, 드브로이와 슈뢰딩거, 하인젠베르크가 그랬고, 봄과 벨도 그랬다. 이들은 텅 빈 연구노트에서 중요한 발견으로 이어지는 길을 찾았으며, 기어이 목적지에 도달하여 자연에 대한 이해와 폭을 크게 넓혀놓았다.
물리학에 관해서는 물리학자들에게 연구 권한을 돌리고, 나는 오늘 책상에 앉아 내가 해야 할 일을 쓴다. 오늘 하루를 어떻게 보낼 것인지, 빈 페이지를 차곡차곡 채운다. 내가 어떻게 살 것인지 생각한다.
한 번의 완독으로 결코 이해할 수 없는 책이지만, 좌절하지 않는다. 나는 내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삶이면 된다고 생각하며 책을 덮는다 :)
🏷255p_ 바버는 시간의 흐름이 환상에 불과하며, 현실은 우주 전체의 배열이 담겨 있는 수많은 '순간'들로 이루어져 있다고 주장한다. 당신은 지금 하나의 순간을 경험하고 있으며... 지금은 또 다른 순간을 경험하고 있다.
바버에 의하면 모든 순간은 시간과 무관하게 영원하게 존재하며, 우리가 경험한 순간들은 시간의 바깥에 차곡차곡 쌓이고 있다. 그러니까 현실이란 '얼어붙은 순간의 집합'인 셈이다.
특정 순간에 대한 우리의 경험도 그 순간의 일부이므로 영원히 존재한다.
순간이 덧없이 짧은 것은 순간이 원래 갖고있는 속성이며, 이것은 영원히 변하지 않는다. 모든 순간은 공존하고 있으며, 개개의 순간에는 우주 전체의 배열이 담겨 있다.
"모든 순간들은 순간의 더미에서 영원히 존재한다."
나는 이 문장을 자꾸만 읊조리게 되었다. 순간의 더미, 순간의 집합. 영원히 존재하는 이 순간 순간들을 허투루 보낼 수 없다 생각하며.
비오는 화요일, 오늘도 순간의 더미들 속에 찬란하길♡
💌 해당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았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