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하게 착한 아이, 시로 리틀씨앤톡 모두의 동화 30
신은영 지음, 김민우 그림 / 리틀씨앤톡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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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착한 어린이 콤플렉스'에 갇혀 사는 한 아이에 대한 이야기에요.


착한 아이가 되기 위해,

혹은 착한 어린이가 되기를 기대하는 누군가를 위해

늘 참고, 노력하는 시로의 이야기-


사실 별다른 생각 없이 집어든 책이었는데,

제가 큰 아이 키우며 6~7세쯤 했던 고민과 너무 맞닿아 있어 공감되더라구요.





큰애는 어떤 이유에서인지는 몰라도 어렸을 때부터 "내꺼야!", "안돼!"라는 소리를 하질 않았었어요.

또래 친구들을 보면 소유욕이 생기고 양보하려들지 않는 시기가 있었는데,

그때 저희 큰애는 내꺼야 소릴 한 번 못하고 전부 양보하고 내주더라구요. 답답했죠.

제 몫은 좀 스스로 잘 챙겼음 좋겠는데 왜 내꺼야 소릴 안하는걸까-





이런 모습은 유치원 생활까지 이어졌고,

저는 아이를 트러블 일으키기 싫어하는 '평화주의자'라고 불렀지만

내심 친구에게 싫은 소리도 할 줄 알고 부당한 일을 당하면 따질줄도 알았으면 좋겠다

라는 생각을 참 많이 했었던 것 같아요.


물론 아이들은 끊임없이 성장하기 때문에

지금은 너무나 잘 따지고, 짜증도 내고, 제 몫을 잘 챙지는 9살이 되었지만요^^;;


여튼 이런 걱정을 했던 부모로써,

시로의 이야기는 내 아이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이야기이기도 했습니다.





주변에서 늘 바른 아이, 키우면서 걱정 하나 없을 것 같은 아이로 평가받는 우리 큰애처럼

(물론 실상은 그게 아닌데 말이됴ㅋㅋㅋ)

주변 사람들에게 언제나 착한 아이로 불리던 시로는

누려 '올해의 착한 어린이'로 뽑힌 아이에요.

친구들에게 양보도 잘하고, 어른들의 말도 잘 듣는 시로는 누가 봐도 착한 아이였지요.


하지만 시로는 '올해의 착한 어린이' 트로피를 받아 드는 순간, 참을 수 없는 불편함을 느꼈어요.


끊임없이 자신의 머리를 쓰다듬는 어른들도 싫었고,

심지어는 엄마 때문에 억지로 입은 파란색 정장도 보기 싫어졌어요.


시로는 왜 불편해졌을까요?

분명 착한 어린이 상을 받았는데 이 타이틀이 불편해진 시로.





상을 받은 이후, 학교에서는 친구들이 시로를 대하는 태도가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친구들은 시로가 착한 아이라는 이유로

자신들이 어떤 행동을 해도 이해해 줄 거라며 선을 넘는 장난을 치기 시작했지요.


시로에게 물어보지도 않고 반찬을 빼앗아 먹는다거나

수업시간에 옆구리를 쿡쿡 찌르고 가방을 잡아당기며 불편한 상황을 만드는 친구들..


하지만 시로는 친구들에게 싫은 소리를 하지 못해요.

마음 속으로는 싫다고 말하고 싶었으면서도 시로는 그럴 수 없었어요.

'올해의 착한 어린이' 상까지 받은 착한 아이인 자신만큼은 그러면 안될 것 같았거든요.





저는 이 부분에서 저희 큰애가 생각났습니다.


혹시 우리 큰애도 이런 마음으로 싫다는 소리를 못했던걸까?

착한 아이라는 타이틀에 갇혀 힘들었을까?

싫어하는 것, 힘든 것을 딱히 이야기 하지 않는게 성격탓이 아닐수도 있는 걸까?





늘 하고 싶은 말들을 꾹꾹 눌러 참던 시로는

어느 날 자신의 그림자가 커지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그림자를 떨쳐내기 위해 빠르게 달려 보기도 하고, 밝은 곳을 피해 다녀 보기도 했지만

그럴수록 그림자는 시로에게 따라붙는 것 같았지요.

새카맣고, 커다란 그림자는 괜시리 시로의 마음을 더 어둡게 물들이는 느낌이었거든요.


해서 그림자를 잘라내기 위해 '그림자 이발소'를 찾게 되는데요-

그렇게 그림자를 잘라내고 그림자가 자신을 괴롭히는 일이 더 이상 없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시로의 마음을 눈치챈 강조아 선생님은 시로의 곁을 맴돌았어요.

시로는 선생님에게 그림자를 자른 것을 들킬까 봐 불안했지요.

'올해의 착한 어린이'가 남몰래 그림자를 잘랐다는 소문이 날까봐 초조했구요.


강조아 선생님은 시로에게 '올해의 착한 어린이'로 상을 타게 되어서 행복하냐고 물어봅니다.


이런 질문을 받은 시로는 늘 그랬던 것처럼,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 하기 보다는 선생님이 이 질문을 왜 하는가를 먼저 생각해요.

어떤 대답을 원하는지 잠시 생각을 한 뒤 고개를 끄덕이는 시로...





과연 완벽하게 착한 아이 시로는 행복할까요?

만약 행복하지 않다면 어떻게 해야 행복해질 수 있는 걸까요?


저는 시로가 '착한 어린이' 프레임에 갇혀 사는 것이 행복하지 않은 것 같아 보였어요.


이 책의 작가는 어린 시절 착한 아이가 되기 위해 노력했지만,

정작 자신의 마음을 잃어버렸던 경험을 담아 이 책을 썼다고 해요.

아이들이 얌전하고 착한 아이인 '시로'의 이야기를 읽으며

남들의 시선에 신경 쓰기보다 자신의 이야기에 귀 기울였으면 하는 바람을 담아서요.





남을 배려하는 것도 좋지만, 자신을 사랑하고 아낄 줄 아는 사람이야말로

진짜 행복해질 수 있다는 것을 모르는 아이들이 참 많죠.


모두에게 칭찬을 받는 착한 아이가 되고 싶은 마음에,

부모님이 바라는 '착한 아이'의 프레임에 갇혀 자신을 가두고 사는 아이들.


하지만 진짜 중요한 것은 아이가 행복한 것 아닐까 싶어요.


스스로의 감정에 솔직하고, 자신을 아낄 수 있는 사람으로 성장하는 것-

싫은 것을 싫다고 말할 수 있는 용기와

원하는 것을 명확히 말할 수 있는 자신감을 가진 사람이 되는 것-


착한 아이로 크느라 마음을 꾹꾹 눌러가며 사는 친구들에게 꼭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에요 :)




리틀씨앤톡 출판사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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