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가면 선생님이 웃었다 - 2022 어린이도서연구회 동화동무씨동무 선정, 2017 아침독서신문 선정, 2017 오픈키드 좋은 어린이책 추천 바람어린이책 5
윤여림 지음, 김유대 그림 / 천개의바람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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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 싶어 한참을 벼르고 있었던 두 권의 책 <콩가면 선생님이 웃었다>, <콩가면 선생님이 또 웃었다>를 읽었다. 천개의 바람에서 펴 낸 책이며 윤여림 작가의 작품이다. (책 빌려주신 김진향 선생님 또또 감사합니다 ^-^)

최근 두 달 동안 80권 정도의 어린이, 청소년 문학을 읽었다. 방금 세어보니 그 중에서 학교가 전혀 등장하지 않는 건 겨우 10권 뿐이다. 학교가 배경인 작품이 반 정도는 되고, 배경이 되지 않더라도 학교 이야기는 반드시 나온다. 대부분의 어린이와 청소년이 학교를 다니고 있기 때문에 당연히 그렇게 된다. 그러다보니, 학교 묘사에서 등장하지 않을 수 없는 선생님의 캐릭터가 엇비슷한 경우가 많게 된다. 원종찬 선생님 말씀대로라면 주인공 아니라 조연급 등장인...물이라도 판에 박힌 전형적인 캐릭터라면 입체적인 작품 창작에 실패한 것이라고 했다.

많은 작품들을 읽다보니 아주 유명하고 사랑받는 작품인 경우에도 전형적인 캐릭터를 설정한 경우가 많았다. 모든 캐릭터가 입체적이고 개성 뚜렷하면 좋겠지만, 그렇게 못할 때도 있다. 작가가 선별한 몇 몇 캐릭터를 부각시키려면 나머지 인물들을 평범하게 그려야만 하는 상황도 있기 때문이다.

다 비슷비슷한 선생님 캐릭터에 힘이 빠지던 찰나에 정말 독특하고 매력적인 선생님 캐릭터를 만났다. 바로 콩가면 선생님이다. 절대로 웃지 않는 선생님, 표정도 변하지 않는 선생님이다.

“선생님 근육에 문제가 있나? 어디서 봤는데요, 웃음근육에 문제가 생기면 못 웃는데요.”
“아니야, 나도 웃어. 너희도 언젠가 내가 웃는 걸 보게 될 거야.”
“정말요?”
“나는 거짓말 안 해.”

선생님이 언제 웃으시는지 궁금해서 책을 끝까지 읽었다. 교사인 나로서는 그게 너무 공감이 돼서 키득키득 웃었다. 물론, 안 읽은 독자들을 위해서 스포일러는 금물이다. 히히.

날마다 숙제를 내 주는 선생님. “숙제 안 해 와도 벌은 없다.” 라고 하시고, “숙제해 왔다고 상 주는 것도 없다.”고 하신다. 그러면 머리가 어떻게 되지 않고서야, 누가 숙제를 해 오겠는가? 그런데 애들이 이상하게 처음엔 반 정도만 숙제를 해 오더니, 점점 늘어 거의 반 친구 모두가 숙제를 해 오기 시작한다.

아주 묘한 매력을 가진 선생님이다. 그렇다고 마술을 부리거나 애들을 사과로 만들어버리는 판타지 요소가 들어간 이야기도 아니다. 내 주변에는 저런 선생님이 없을 것 같지만 또 어딘가에는 존재할 것도 같다.

매력적이고 보기 드문 선생님 캐릭터를 바탕으로 각 장마다 아이들 나름의 고민이 담겨 있는 이야기가 진행된다. 유일하게 숙제를 해 가지 않는 강성인, 헌 옷만 입는 아린이, 달걀조림만 먹으면 방구가 나오는 가빈이, 고민을 가진 아이, 그리고 또 다른 아이..

루이스 새커의 <웨이싸이드 학교 별난 아이들>이 문득 떠올랐다. 그 작품과 이 작품은 결은 다르지만, 출발점은 같다고 느꼈다. 세상에 그냥 평범한 사람은 없다. 누구나 한 방이 있고, 누구나 가볍고 무거운 근심이 있다. 만화경처럼 다양한 사람의 갖가지 고민을 읽다보면 없던 내 근심도 사라지는 기분이 든다. 콩가면 선생님이 평소에 좀 안 웃으면 어떠랴? 언젠간 웃으실텐데 :) 웃으면 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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