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 3 | 4 | 5 | 6 | 7 | 8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정신의 발견 - 희랍에서 서구 사유의 탄생 그린비 크리티컬 컬렉션 17
브루노 스넬 지음, 김재홍.김남우 옮김 / 그린비 / 2020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마이리뷰‘로 오역 지적사항에 대한 글을 남겨두었습니다.
확인 부탁드립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정신의 발견 - 희랍에서 서구 사유의 탄생 그린비 크리티컬 컬렉션 17
브루노 스넬 지음, 김재홍.김남우 옮김 / 그린비 / 2020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안녕하세요. 그린비출판사 편집부입니다.

먼저 3월 출간된 정신의 발견오역 관련 의견에 있어서 이에 대한 입장을 전해드립니다. 책을 읽으시는 데 불편을 끼친 데에 정말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열린 비평은 언제나 지향되어야 할 것입니다. 다만, 번역에 대한 충분한 고심 끝에 나온 결과물을 두고 개악이나 몰이해”, “무성의라는 단어를 사용하신 점에 대해서는 매우 주관적인 판단이라는 생각이 들며, 이에 유감을 표합니다. 번역 지적사항에 대한 역자 김남우 선생님과 그린비출판사의 입장은 아래와 같습니다.

 

1) 정신의 발견번역 원칙은 뜻의 전달에 중점을 두었습니다. 예를 들어 아시다시피 희랍어와 독일어는 공히 정관사가 있지만, 우리말은 정관사가 없죠. 또 희랍어와 독일어는 공히 명사의 단수와 복수가 정확하게 구분되지만, 우리말은 명사의 복수를 정확하게 사용하지 않는 편입니다. 이런 사정으로 정신의 발견에서 축자적 번역은 불가능했습니다.


호라티우스의 <시학> 133행 이하 쓰인 글자 있는 그대로 옮기는 충실한 번역자가 되지도 않고라는 말이 있죠. 이를 번역의 표어로 삼은 번역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2) ‘금요일님이 지적하신 사항의 검토

. 누락이 아니라 삭제입니다. 몸 대신 사지를 쓰고 있는 것이다 Statt ‘Körper’ heißt es ‘Glieder’”가 누락되었다고 지적하셨는데, 누락된 것이 아니라, 원문을 삭제한 것입니다. 바로 앞 문장에서 단수형이 있을 법한 곳에 복수형이 나타나고 있다”"라고 했는데, 이를 부연하여 원저자가 Statt ‘Körper’ heißt es ‘Glieder’라고 한 것이죠. 복수형 명사(Glieder)를 보통 사지로 번역하지만, 이 경우 사지가 과연 복수형인가라는 의문을 품어야 합니다. 그럼 사지들로 번역해야 할까요? 그럼 뒤의 ‘gyia’‘melea’를 모두 사지들로 옮겨야 하는데, 우리말 어법에 맞지 않습니다. 삭제가 가능한 것은 부연이기 때문에 이게 없어도 충분히 원저자의 주장은 이해된다고 생각합니다.


. 아시다시피 ‘gyia’‘melea’은 팔 다리 등 사지를 가리키지요. ‘gyia’관절에 초점을 맞춘 사지이고, ‘melea’근육에 초점을 맞춘 사지라는 것이 원저작의 뜻입니다. 이런 원저자의 구분은 희랍인들의 해부학적 인식을 분명 전제합니다. 원문 ‘bewegt werden’‘Kraft haben’운동의 대조라고 평자는 지적하셨는데, 역자 선생님께서는 대조로 보이지 않는다고 판단하셨습니다. 일단 후자에 관해, 원문이 ‘die Kraft haben’이면 힘을 가지다로 번역했겠지만, 정관사 없이 ‘Kraft haben’이기 때문에 역자 선생님은 유효하다로 해석하신 것이죠. 또 전자에 관해, 원저자가 운동하다 bewegen’의 능동태로도 충분한 말을 왜 굳이 수동태로 ‘bewegt werden’로 썼을까도 생각해보아야 할 것입니다. 역자 선생님은 '자극되다'로 해석하셨습니다. 또한 뒤쪽의 문맥을 보면(31쪽 이하) “운동 가능한 강한 근육을 가진 사지에서 ‘melea’도 운동과 연관됩니다.


. ‘Spielbein’움직이는 다리로 번역한 것을 지적하셨는데, 평자께서도 노는 다리라고 하고 계십니다.


. 원문 이해의 상실이 아닙니다. 독일어 단어들을 기본적인 뜻인 긴장(緊張), 대립, 균형이라고 번역하지 않았다고 해서 원문 이해의 상실이라고 하시는 것은 지나치다고 생각합니다. 그린비판의 긴밀(緊密)’연결구분이 이를 표현하는 데 부족했음은 인정합니다. 다만 긴밀연결긴장균형을 표현하고, ‘구분대립을 표현한다고 믿습니다.

 

3) 전반적인 개선점

. 비교하고 계신 판은 1955년 판의 번역이고, 그린비판은 1986년 판의 번역입니다. 기본적으로 1986년 판본은 저자가 내용상 마지막으로 수정한 판입니다. 원저자의 서문 마지막을 보시면 아실 테지만, 이전 판과 달리 저자의 마지막 수정을 반영했고, 따라서 목차를 보면 장들이 추가되었고 바뀌었습니다. 이것은 커다란 개선이며, 현재 유일한 영역본인

Discovery of the mind(Rosenmeyer 번역)보다 크게 개선된 것입니다.

나. 고전문헌학의 주요 인명, 작품명, 지명 등을 새롭게 수정했습니다.

다. 희랍어를 로마자로 표기하지 않고 희랍어를 원어 그대로 병기했습니다.

   

이상, 문제 제기하신 부분에 대한 답변입니다. 이외의 비평 사항이 있으시다면 언제든 댓글로 달아주세요. 그린비 메일로 개인적인 의견을 주셔도 좋습니다.


이 책을 읽으실 분들에게 부연설명을 드리자면, 사실 이 책에서 제일 중요한 장은 제1장의 호메로스론이 아니라, 제6장 비극론입니다. 호메로스의 인간론이나 종교관을 다루는 제1장과 2장은 다만 방법론적인 전제일 뿐이죠. 사실 논의 그 자체로는 매우 이례적인 것으로 보이는데, 그럼에도 의미가 있는 것은 호메로스 인간관 등의 논리가 스넬이 희랍 비극에 대해 매우 새로운 주장을 하려는 준비과정이기 때문입니다. 니체는 에우리피데스에서 비극이 망했다, 소크라테스라는 소피스트와 함께 음악과 합창이 중심이어야 할 비극을 논리와 이성으로 이끌었다, 비극의 본령이라 할 음악적 요소가, 디오뉘소스적 힘이 사라지면서 비극은 사라졌다. 에우리피데스 책임이다라는 것이 니체의 주장이죠. 하지만 스넬은 에우피리데스에서 비극은 완성되었다, 비극은 결단과 책임이라는 주체성의 문학이다, 때문에 이를 가장 잘 완성한 사람은 에우리피데스라고 봅니다. 


스넬은 '정신'이 호메로스 이후에 발견되었다라는 주장을 하는데, 육체를 하나로 부르는 이름이 없었던 것처럼, 영혼도 마찬가지라는 사실이 그 근거라고 스넬은 말하고 있죠. 서정시의 시대를 거처 비극의 시대에 이르면서 서서히 '발견'된 정신은 비극이라는 장르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주체성, 결단, 책임 등의 주제어들로 요약되는 비극 장르의 특징은 인간 정신의 힘을 드러내는 문학이죠. 니체의 비극론은 산업혁명 이후 제1차 세계대전에 이르기까지 유럽 사회를 지배한 합리주의와 이성 등에 대한 반발이기 때문에 중요한 의미를 갖습니다. 그는 그의 시대가 가진 모순을 헤쳐나갈 방법론을 제시한 것이고, 스넬도 제2차 세계대전 이후의 독일 사회가 가진 모순을 헤쳐나갈 방법을 나름대로 제시한 것이죠.


독자분들께 이후에 논의되는 비평에 있어서 개선할 점이 나온다면 확실히 개정하도록 하겠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앞으로도 최선을 다해 좋은 책들을 독자분들께 소개해드리는 출판사가 되겠습니다.



---


더욱 개선하도록 조언해주시는 것들에 대해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아래의 첨언을 드립니다.

 

1. 우선 독일어 ‘Bein’라는 뜻이 있습니다.

 

Bein n (genitive Beins or Beines, plural Beine, diminutive Beinchen n)

(1) leg of a person, animal, or object; generally including the feet, but sometimes, in a more specific sense, excluding them

(2) (archaic) bone

 

때문에 골격이라고 한 것인데요. 예술사 분야에서 다리로 통용되는 용어라면 지적하신 대로 다리로 수정하겠습니다.

 

2. 역자 선생님 말씀에 따르면, ‘유효하다자극받는다로 해석하고 왜 연결되다로 했는지 지금은 기억이 정확하지 않지만, 늘 그렇듯, 우리말에서 둘 다 사지와 연결되기 어렵다고 생각했기 때문일 것이라 합니다. 이를 결코 운동의 대조로 읽지 않으셨고 지금도 그렇습니다. “근거까지 내놓아야 할지 모르겠지만, 하나 언급할 수 있는 것은 스넬은 그렇게 쓰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3. ‘운동의 대조를 읽어내신 평자 님의 입장과 달리, 스넬은 언급한 4개의 예들에서 이런 대조를 보여주려던 것은 아니라고 합니다. 우리 같으면 이라고 말할 걸, 호메로스는 뼈들근육들로 말한다고 스넬은 말할 뿐이죠. 언제 어떻게 이를 구별해 호메로스가 사용했는지는 스넬의 책에 드러나지 않습니다. 다만 대조해서, 운동성을 표현하기 위해 ‘gyia’는 관절에, ‘melea’는 근육에 강조점을 둔다는 것을 스넬이 언급한 정도입니다.


깊은 관심으로 재답변을 주신 것에 감사드립니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혼종문화 - 근대성 넘나들기 전략 트랜스라틴 총서 4
네스토르 가르시아 칸클리니 지음, 이성훈 옮김 / 그린비 / 2011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불편을 드려 죄송합니다. 홈페이지 책소개에서 신판서문 참고문헌을 보실 수 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1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소수성의 정치학- No.1, 2007
그린비 + '연구공간 수유+너머' 기획 / 그린비 / 2007년 4월
16,000원 → 14,400원(10%할인) / 마일리지 800원(5% 적립)
*지금 주문하면 "7월 2일 출고" 예상(출고후 1~2일 이내 수령)
2007년 11월 28일에 저장



1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1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붉은 벨벳앨범 속의 여인들
(사)막달레나공동체 용감한여성연구소 지음, 원미혜.김애령 엮음 / 그린비 / 2007년 10월
18,000원 → 16,200원(10%할인) / 마일리지 900원(5% 적립)
*지금 주문하면 "7월 2일 출고" 예상(출고후 1~2일 이내 수령)
2007년 11월 28일에 저장



1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 3 | 4 | 5 | 6 | 7 | 8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