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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의 종말 - 여성의 지배가 시작된다
해나 로진 지음, 배현 외 옮김 / 민음인 / 2012년 10월
평점 :
절판
제목이 상당히 파격적이다. 더이상 뭘 어떻게 해볼 여지가 없는 '종말'이라니... 보나마나 급진
페미여성이 썻을 것이라 생각하고 기분도 나쁠것 같아 읽지 않으려 하다 도대체 어떤 내용이 있
을까 궁금해 펴보았다. 결과적으로 저자인 '해나 로진'이 말하는 남자의 종말이란 기존에 권력
의 중심에 있었던 마초적인, 가부장적 사회의 상징이었던 권위적인 상징의 소멸이다.
충격적인 제목에 이어 첫장에 나오는 '마음은 주지 않아요'의 '훅업 문화'. 우리 세대들에게 많
이 알려진 것으로는 '원나잇'과 비슷한 것인데 기존에는 남성들에 의해 그런 관계가 이루어 졌
다면 이제는 여성들이 필요에 의해 관계를 갖고 행위에 대해서 도덕성을 떠나 하나의 취미활동
으로 여긴다는 것이다. 그녀들이 이런 관계를 선택하게 된 배경에는 더이상 자신의 인생에 비전
없는 짐이 될 것 같은 남자는 필요없기 때문이다.
'남자의 종말'의 배경에는 더이상 여자들이 인생을 살아가는데 있어 남자들은 짐만 될뿐이라
는 생각이 깔려있다. 페미니즘이 어느정도 사회에서 인정받아가면서 고급교육을 받는 여성들이
늘어나게 되었고 그 결과 많은 유능한 여성들이 사회로 활발히 진출하고 있다. 반면 남자들은
오래전부터 힘을 쓰는 - 남성들에게 유리했던 - 일의 환상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성장하려고 하
는 노력을 경시하는 분위기에 젖어 있다.
거의 십여년전 공무원이 인기직업이 되면서 많은 대학생들이 몰리게 되었고 '군가산점'을 놓
고 여러 말들이 많았던 적이 있다. 군대에 가서 몇년을 보내는 만큼 다른 경쟁자들에 비해 얻는
이점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 지지하는 자들의 의견이었다. 어떻게 보면 그들은 여자를 상대로 더
나은 결과를 얻을 수 없기에 조금이나마 이점을 안고가려고 하는 것이다. 어쩌면 윗분들은 이미
이러한 사실을 알고 자유경쟁에서는 더이상 남자가 여자를 이길수 없다고 판단해 자신들이 만
들어 놓은 구조가 깨질까 두려워 그러한 것들을 만들었는지도 모른다.
책의 마지막에 있는 '골드 미스 분석'에서는 한국의 여성들이 중점적으로 다뤄진다. 앞에서는
골드미스, 알파걸이라며 한껏 띄어주지만 정작 뒤에서는 '된장녀'라 손가락질하는 이중적인 잣
대를 가진 사회에 대해. 맞벌이는 필요하지만 집안일과 육아는 여자가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남
성들과 오래전 세대부터 당연히 그렇게 해왔기에 앞으로도 그것이 옳다고 생각하는 대부분의
부모세대들. 이런 비합리적인 상황에서 과연 어떤 여자가 '결혼'이라는 지옥에 들어가려고 할지
나 스스로도 의문이든다.
저자는 여러 조사와 자료를 바탕으로 앞으로는 여성이 사회에서 우위를 점할 수 밖에 없으며
남성이 함께 성장하려면 변해야만 한다는 경고를 알린다. 요즘 가장 핫한 여성중 한명이 '김미
경'씨 인데 남자, 여자 모두에게 인기가 있다. 남자들이 그녀를 좋아하는 이유중 하나가 그동안
남자가 짊어져야만 했던 것들에 대해 너희 여자들이 잘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하기 때문이다.
단지 그것때문에 그녀에게 열광한다. 자신들이 여자와 똑같은 상황이라는 것을 알기에 함께 노
력해야 하지만 육아와 집안일은 당연히 여자가 해야 한다고 생각하면서 말이다. 더이상 이런 비
합리적인 사고를 가지고서는 앞으로의 행복을 기대할 수 없다.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세상에
맞춰나가기 위해서는, 뒤쳐지지 않기 위해서는 스스로 변하는 수밖에 없다. 그것만이 앞으로 닥
쳐올 '여성의 지배'를 막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