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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한 정치경제학 - 경제와 정치의 은밀한 거래에 관한 보고서
박훈탁 지음 / 더난출판사 / 2012년 8월
평점 :
머리는 숨긴채 어디론가 향가는 붉은빛의 뱀. '정치와 경제의 은밀한 거래에 관한 보고서'
라는 부제. '쑹훙빙'의 화폐전쟁에서 언급되었던 '보이지 않는 손'의 실체에 관한 것인가, 어떤
지저분한 내막이 숨겨져 있을까 하는 기대감을 가지고 설레는 마음으로 책을 보았다. 중견 정치
학자이며 정치경제학 분야에서 손꼽히는 권위자라는 글에 더 관심을 가지기도 했다.
내심 '국가의 거짓말' 느낌의 흐름을 기대했는데 기대했던 것과는 전혀 다른방향이었다. 저자
는 이 책에서 크게 두가지를 다룬다. 먼저 1997년 당시 우리나라에서 겪은 금융위기를 설명하며
전쟁이후 최빈국이었던 우리나라가 비록 독재주의체제 였지만 적절한 판단 과 추진력을 바탕으
로 성장세를 이어가던 중 노태우-김영삼-김대중 정권으로 이어지면서 그들의 꼼수에 의해 위기
를 겪게 되었다고 설명한다. 또한 당시 그들이 밝힌 경제위기 발생원인중 하나인 '전염이론'과
'전시이론'의 허구성을 증명한다. 하지만 거짓이 밝혀졌다 할지라도 위기의 원인을 단순히 그
들에게 돌리기에는 조금 지나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결국 '신자유주의 금융개혁법안'을
통해 위기를 극복했다 할 지라도 이전의 상황에서 동일한 결과가 나왔으리라는 보장도 없을 뿐
더러 당시는 민주화로 전환되던 시기인데다 정치적으로 워낙 긴장감이 고조되었던때라 외국에
서 보기에 이미 많이 불안정한 상태였다. 게다가 자신들의 이득을 위해 정치에 경제상황을 조작
했다고 하지만 그들이 얻은것에 대해서는 크게 얘기되는 바가 없다.
한국의 금융위기 다음으로 다뤄지는 2007년부터 시작된 주택버블 및 글로벌증시 대폭락 또한
'연준리'가 정치와 독립적이지 못해 조작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한 언제든 이전에 발생한 것
과 마찬가지로 발생할 수 있다고 하지만 이 또한 지나친 단순화를 바탕으로한 비약이 아닌가 생
각된다. 비록 그린스펀이 적절하지 못한 정책을 펼쳐 경제위기를 가져왔다 할지라도 그에게 모
든죄를 씌우기보다는 기타 여러 상황이 맞물려 최악의 상황으로 이어졌다고 보는것이 더 올바
른 판단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전체 8개의 챕터로 나눠져 있고 7번째까지는 저자가 이전에 냈던 논문에 살을 덧붙여 하나의
챕터가 이루어져있다. 그러다 보니 각 챕터마다 중복되는 내용이 상당히 - 개인적으로 느끼기
에 - 지나치게 많았고, 그러다 보니 지루함과함께 집중력도 많이 떨어지게 되었다. 무엇보다
8장에 설명된 '위험한 전망과 안전한 대안'에서 저자가 제시하는 '주식투자' 비법은 지나치게
생뚱맞기까지 했다.
기대했던 것과 다른내용인데다 개인적인 견해가 다르다보니 조금은 부정적으로 된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