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더랜드 대모험 - 2012 제6회 블루픽션상 수상작 블루픽션 (비룡소 청소년 문학선) 69
이진 지음 / 비룡소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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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제성장이 이제 막 꿈틀거리기 시작했던, 민주주의를 향해 국민 모두가 힘겹게 투쟁했던 30여


년전 어느 날. 가난과 죽음의 경계에 있었던 아슬아슬한 삶을 살아가던 중학생 소년. 소년은 살


아남기 위해 스스로 강해질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어린 소년의 힘으로는 벗어나기 힘든 현실. 


그러던 중 가끔 비디오나 티비로만 살짝 봤었던, 잘사는 친구의 이야기로만 들었던 환상의 나라 


놀이동산이 잠실에 생긴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 




 입장료가 무려 만원이라 놀러 가는 것은 감히 엄두도 못내고 어떻게 하면 갈수있을까 하던 중 


친구 잡지의 무료 응모권을 얻어 헛된 상상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혹시나 하며 꿈을 꾼다. 하지


만 운좋게도 그는 100대 1의 경쟁율을 뚫고 35명중의 한명으로 뽑히게 된다. 그리고 기다리고 


기다렸던 원더랜드 오픈하는 날. 엄청난 환상에 사로잡혀 그는 그곳으로 향한다. 하지만 그곳에


서 그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은 마치 동물원의 동물들을 바라보는 듯한 사람들의 시선




'그 어른들의 표정, 특히 노란 양복의 표정이 묘하게 즐거워 보였다.


마치 도살장에서 죽을 순서 기다리는 소 떼를 모는 백정 같았다.'




 그들은 엄청난 기회를 주는듯이 생색내며 그들에게 경쟁을 부추긴다. 그 사이 1등 상품이 상금


200만원일 것이라는 소문이 생겨나고 그는 목표를 위해 결국 승리하고 만다. 하지만 그로 인해 


그가 받을 수 있는 것은 어차피 그에게 필요가 없는 여행상품권이나 TV, 게임기 등등.. 결국 그


는 동생에게 좋은 선물이 될 듯한 백과 사전과 풍선을 하나 얻어 집으로 돌아온다. 게다가 그날


가족이 그토록 기다렸던 재단에서 해주는 치료를 받을 기회도 얻게 된다. 그렇게 '원더랜드 대


모험'은 희망을 가득안고 끝이난다.





 '경기를 하는 반나절 내내 우리는 철저히 목에 걸린 번호로만 불렸던 것이다.


그렇게 부대끼면서 한번도 서로의 이름을 궁금해하지 않았다는 게 우스웠다.'




 중학생의 어린눈으로 바라본 소설은 분명 재미는 있었지만 결코 웃으면서 볼수는 없었다. 가족


의 생계보다 우선시했던 '투쟁'. 어린 그에게 있어 질게뻔한 싸움을 어째서 계속하는지는 이해


하기 힘든 부분이었다. 하지만 그런 분들이 계셨기에 지금의 우리나라가 있게 되었지만.. 게다


가 실컷 놀러 간 곳에서 이름이 아닌 번호로 불리며 경쟁을 부추겼던 현실. '튀기'라 불렸던 혼


혈아이의 슬픈삶. 무엇보다 '나한테는 병든 새끼 목숨 살려 주는 양반이 곧 하느님이고 부처님


이오'라는 어머니의 자조 섞인 말투. 사실 이 책은 우리 부모님들이 사셨던 시대의 가슴아픈 한


모습이다. 결코 마냥 웃으면서 볼수는 없었다.




 비록 30여년 전의 이야기지만 나역시 많이 공감하며 읽었던 '원더랜드 대모험'. 이제 고작 4살


2살인 내 아이들은 놀이터 놀러가듯 에버랜드를 놀러가는 요즘, 아이들은 힘들었던 부모님들의


세상을 상상이나 할 수 있을까? 인생에서 돈이 아닌 '올바름'을 향해 살아가려고 노력하지만 가


족을 위해 결국 '돈'을 좇을 수밖에 없는 씁쓸한 현실에 가슴이 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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