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이 질문은 ‘난 너를 이해할 수 없다, 네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라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생각하는데, 이 말을 입 밖으로 내뱉는다는 것은, 질문의 대상과 갈등을 조장하면서도 이해해보고자 하는 가능성을 함축한 것이다.
헌데, <대체 뭐하는 인간이지 싶었다>에서 ‘싶었다’라는 단어로 인해, 질문 던지는 대상을 특정 짓지 않음으로써, 그 ‘인간’은 ‘너’이기도 하고 ‘나’이기도 하며 ‘작가’이기도 한, 특정인 듯 특정 아닌 특정적인 것이 되어버렸다. 결국 너의 존재와 나의 존재, 작가의 존재, 특정적이면서도 보편적인 ‘인간’을 이해해보고자 하는 것인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여기서 우선적으로 ‘인간’은 작가 자신을 가리킨다고 생각한다. 자신은 어떠한 인간인지, 자신의 존재와 주변 상황을 탐구하는 질문들과 그에 대한 답들로 흘러가기 때문이다. 책을 읽다 보면 작가가 자신 스스로에 대해 궁금할 법도 한 것이, 작가는 가수이자 작가이며 그림도 그리는 등 한 두 가지가 넘는 다양한 일을 하는 사람이다. 다양한 일 속에서 다양한 나를 만나기에 나 같아도 내가 누군지 궁금하겠다.
다양한 것을 시도하기에, 그 질문들은 사소하고도 개인적인 것들 에서부터 평소에 우리도 궁금했을 법한 질문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그렇게 질문에 대한 사고의 흐름을 글로써 그려내며 결론에 도달하는 과정을 읽다 보면, 그 결론이 맞는 것 같기도 하고, 그렇다면 내 생각은 어떠한 지 생각하게 되고, 어느새 나도 나의 존재에 대해 물음을 던지며 나를 찾아가고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특히 나에겐, 우리의 일상 속 너무나 당연해서 관심을 주지 않았던 소재들에 대해 의문을 갖고 깊게 들여다본다는 것이 흥미로웠다. ‘베프들, 사람 간의 주고받는 대화, 명칭, 반려묘, 나를 둘러싼 상황’ 등에 대해 ‘왜?’라고 의문을 갖는 것 자체가 나는 생각해보지 않았던 주제들이었기에, 또한, 그 질문 속에 나를 삽입해 나와의 연결고리를 발견해내고 나아가 살아가는 것까지 확장시키는 모습이 대단하다고 느껴진다.
생각에 생각을 물고 늘어지는 것, 생각을 가지치기하는 것은 나에게 너무 힘든 과정이다. 이 과정을 작가와 함께 하다 보니 힘들다는 생각보다는 ‘재미있다, 나도 종종 생각의 가지치기를 해볼 수 있겠다’라는 마음도 생성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