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기밭 네버랜드 우리 걸작 그림책 86
김세실 지음, 양양 그림 / 시공주니어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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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열면 빛이 흩뿌려진 것만 같은 밭이 등장한다. 빛의 점무리 같은 밭.

서운의 ‘애기밭’이다. 

또 딸자식이라 서운하다고 이름 붙여진 서운. 1927년, 일제 강점기에 태어난 서운. 가난 때문에 결혼을 선택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1950년에 일어난 한국 전쟁으로 아이 둘을 억척스럽게 홀로 키워내는 서운. 그렇게 서운은 아버지가 준 ‘애기밭’에서 이루어진다. 서운은 그 밭을 가꾸고, 농사짓고, 산책하고, 거닌다. 삶은 언제나 서운이 낼 수 있는 가장 억척스러움으로 그를 이끌었고, 서운은 그런 삶에 ‘여행도 댕기고, 글도 배우고, 노래도 배우며’ 힘껏 억척스럽게, 삶에게 보란 듯이 살아간다. 그런 서운에게 한 통의 전화가 온다.


서운이라는 한 여성의 인생이 대한민국의 근현대사를, 애기밭을 통과하며 꿈처럼 흘러간다. 한 편의 꿈같은, 안개 같은 삶의 장면들 속에서 서운의, 우리 할머니들의, 늙은 여성들의 이야기는 살아간다. 억척스러운 밭의 빛무리들처럼. 대견하게 억척스러운. 


아주 긴 이야기를 통과한 서운의 삶을, 이 책을 붙들고 마찬가지로 아주 긴 이야기를 거닐었던 우리 할머니의 낡고 거친, 그래서 무엇보다 사랑스러운 손을 잡으러 가고 싶다. 

살아 내는 일은 아주, 아주 장하다고.

애썼어, 너무 애썼어. 

살아 내는 일은 장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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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기밭

김세실 글, 양양 그림

시공주니어 


✍🏻본 서평은 시공주니어로부터 @sigongjr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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